2024년 3월 24일 일요일

소프트웨어 국제화는 나중에 적용하면 늦는다 (24)

 잠시 중단했던 소프트웨어 국제화 칼럼을 재개한다.


당장의 소프트웨어 출시가 급하다고 국제화를 고려하지 않고 일단 개발하고 출시를 했다가 나중에 필요 시에 국제화를 적용하려고 하면 안된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거나 너무 복잡해져서 제품 자체가 망가지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소프트웨어 국제화에 실패해서 비지니스에서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국내에서만 팔다가 나중에 해외 진출을 하면서 뒤늦게 국제화를 적용하다가 낭패를 본다.
국제화를 적용하려고 했더니 데이터 베이스의 인코딩 등 설정을 바꿀 수 없기도 하고, 기능이나 UI를 대거 바꾸지 않으면 안되기도 한다. 초기부터 국제화를 적용했을 때의 국제화 비용보다 수십배 또는 수백배가 들기도 한다. 또한 수많은 버그를 만들어내곤 한다.

국제화를 적용하기에는 너무 늦어져 국제화 버전을 따로 개발해서 똑같은 소프트웨어가 여러벌이 되기도 하는데, 이는 더 큰 문제가 된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과 같다.

우리가 개발할 소프트웨어가 영원히 한국에서만 팔릴 소프트웨어라면 국제화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
한국에서만 팔리는 소프트웨어라도 한국내의 외국인을 위해서 여러 언어를 지원해야 한다면 국제화가 필요하다.
당장은 한국에서만 판매를 하지만 추후 해외에서도 판매할 계획을 1%라도 가지고 있다면 초기부터 국제화를 적용해야 한다.

당장 국제화 기능이 필요한 것은 아니고 추후 필요한 경우라면 국제화 아키텍처만 적용하여 나중에 국제화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국제화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소프트웨어 내에는 날짜, 시간을 처리하는 수많은 모듈들이 있다. 이것을 국제화를 고려하지 않고 개발자들이 알아서 한국어에만 알맞게 개발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한국에서는 잘 동작할 것이다. 하지만 영어, 프랑스어 등 외국어를 지원해야 하는 국제화가 필요할 때는 큰 문제가 된다. 날짜를 처리하는 수많은 코드를 찾아다니면서 모두다 고쳐야 한다.

개발자들이 적절히 날짜 함수에 국제화 코드를 적용했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된다. 각각 따로 적용한 국제화 코드는 일관성이 떨어져서 날짜를 표시하는 위치마다 다른 형태의 날짜가 표시될 수 있다.

그럼 당장 국제화가 필요하지 않지만 미래를 위해서 국제화 코드를 미리 적용해 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날짜, 시간를 처리(입력, 출력)하는 모든 기능을 별도의 국제화 함수(클래스)로 분리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개발자는 날짜, 시간을 다룰 때는 꼭 이 국제화 함수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국제화 날짜, 시간 함수는 현재는 한국어만 지원하지만 추후 필요할 때 언제든지 다양한 언어를 쉽게 지원할 수 있다.

날짜, 시간 처리 함수는 필요한만큼 다양하게 준비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UI상 필요한 모든 조합을 함수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

년월일시분초
년월일
시분초

날짜, 시간 함수 관련 추가 내용은 아래 글을 참조한다.

제공된 국제화 함수 외에 다른 형식의 날짜 출력 함수가 필요하면 개별 개발자는 스스로 함수를 만들어서 사용하면 안된다. 국제화 담당 개발자에게 필요한 날짜 출력 함수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한 후에 그 함수를 써야 한다. 1인 개발이라면 한명의 개발자가 양쪽 역할을 다하면 된다.

국제화 외부 라이브러리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외부 라이브러리를 이용하더라도, 현재 프로젝트에 맞게 다 커스트마이징해서 일관된 국제화 함수들을 만들어 줘야 한다. 개발자들에게 각자 알아서 국제화 함수를 사용하라고 하면 일관성이 없고 중구난방이 된다.

국제화 함수 인터페이스는 나중에 바뀌지 않도록 잘 정해야 하므로 경험이 많은 고참 개발자가 정하는 것이 좋다.

날짜 외에도 고려해야 할 것은 많다. 아래 그 예를 보자.

번역이 필요한 메시지, 문자 인코딩(Database, File, 통신), 키보드 글자 배치, 폰트 종류, 글자 크기, 숫자 표기, 띄어쓰기, 쉼표, 마침표, 날짜/시간 표기, 썸머타임, 대소문자, 정렬 방법, 화폐, 무게, 부피, 길이, 종이크기, 온도, 주소, 이름, 제도 관련, 문화 관련 색깔/아이콘 등, 소리, 텍스트를 포함한 아이콘, O/X 기호, 문자 입력 방향

국제화 이슈가 있는 것은 개별 개발자가 마음대로 개발하면 안되고, 국제화 라이브러리에 추가한 후에 사용해야 한다. 모든 소프트웨어가 이 모든 항목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니므로 국제화 이슈가 있을 것 같은 항목을 만나면, 또는 이미 구현을 했어도 나중에 발견하면 국제화 라이브러리로 옮겨야 한다.

소프트웨어의 어떤 부분이 국제화의 영향을 받을지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국제화 경험이 많은 개발자가 필요하다. 

개발 초기에 소프트웨어 국제화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는 것도 좋다. 대충 개발하고 나중에 국제화가 문제 되어서 큰 비용을 지불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국제화 아키텍처를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는 아래 글을 참조한다. 실제는 이보다 훨씬 복잡하지만 간단한 참조는 될 것이다.

소프트웨어 국제화는 쉽게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지만, 초기부터 제대로 적용하면 큰 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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