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뭘까?
여기에서 지구 반대 편까지?
김수환 추기경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 길”이라고 했다. 여기서 머리는 지식을 말하고 가슴은 마음을 말한다. 즉, 습관을 말한다. 몰라서 못하는 것도 많지만 알아도 행하는데 까지는 긴 시간 동안 수련과 정진이 필요하며 평생 못하기도 한다.
이것이 회사의 기업문화를 바꾸기 어려운 이유 중 한다. 머리로만 알아서 되는 것이 아니라 가슴,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 즉 습관이 되게 해야 한다. 한 개인이 혼자서 습관을 바꾸는 것도 어려운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회사 전체의 습관을 바꾸는 것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렵다.
가장 좋은 것은 좋은 기업문화와 뛰어난 선배들이 많은 회사에 가는 것이다. 혼자서 20년을 정진해도 못 배울 것들을 1,2년 안에 배울 수 있고 그 습관은 평생을 간다. 인위적으로 단기간에 기업문화를 바꾸는 것은 대단한 각오로 추진하지 않으면 어렵다.
내가 과거에 Survey한 정보에 따르면 10년전만 해도 이슈관리시스템을 쓰는 회사의 비율이 50%가 안되었다. 이제는 80% 이상의 회사가 이슈관리시스템을 쓰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제대로 쓰고 있는 회사의 비율은 10%가 안된다.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강력히 드라이브를 해도 3년에서 5년은 걸린다. 하지만 이슈관리시스템을 쓰기만 하는 정도로 제대로 되고 있다고 착각하는 회사가 많다.
예를 들어서 설명하면 스펙은 5년, 빌드는 6개월, 소스코드관리는 1~2년, 공유 협업 문화는 5년 등 기업에서 뭘 하나 바꾸려고 해도 제대로 바꾸는데는 6개월에서 10년이상 걸린다. 이것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시간이다. 많은 기업들은 이런 것을 몇개월만에 해치우려고 하고 그렇게 하면 흉내를 내는 것에 불과하고 오히려 부정적인 의식이 팽배해져서 더 손해가 된다.
그럼 가슴으로 내려오기 전까지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가? 그렇지는 않다. 분야에 따라서 다르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임계점을 넘으면 생산성이 확 올라간다. 하지만 처음에는 생산성이 더 떨어진다. 임계점에 이르는데 짧게는 6월부터 5년이 걸릴 수 있다. Jira나 Redmine 깔았다고 Subversion이나 Git를 쓰고 CI 툴을 이용한다고 생산성이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자. 골프채 좋은 것 쓴다고 골프를 잘 치는 것이 아니다. 좋은 도구가 꼭 필요하기는 하지만 골프를 잘 치려면 결국에 올바른 훈련법에 따른 오랜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회사가 크면 그만큼 변화가 느리다. 변화를 거부하는 직원이 많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두뇌는 변화를 거부한다. 두뇌는 변화를 위기로 인식하기 때문에 변화를 시도하면 두뇌는 자꾸 원래대로 돌아가라고 명령한다. 작심삼일이 발생하는 이유다. 내가 의지력이 약한 사람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두뇌의 잠재의식이 명령을 하기 때문이라고 이해하자. 그래서 변화를 거부하는 직원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회사가 변화를 하려면 두뇌가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씩 변화를 해야 하는데 전략이 필요하다.
변화에 성공하는 회사는 몇% 안된다. 이는 나쁜 일도 아니다. 모든 회사가 변화에 성공해서 다 뛰어나지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다. 변화에 실패하는 다른 회사와 다른 사람을 탓하지 마라. 그들은 내가 또 우리 회사가 돋보일 수 있는 결정적인 기여자들이다.
회사에서도 남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를 생각하자. 직원들이 잘 못한다고 나무라거나 스트레스 받지 말고 습관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가이드를 해야 한다. 6개월에서 10년을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개발자 입장에서 가장 좋은 자세는 회사나 동료는 생각하지 말고 혼자서 배우고, 바뀌고, 정진하는 것이다. 회사를 바꾸려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스스로 정진하여 좋은 개발자가 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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