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회사가 제대로 개발 역량을 갖추는데 최고의 걸림돌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영진이다.
일반 경영자들이 소프트웨어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CTO가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회사에는 CTO가 없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CTO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
흔히 벌어지는 심각한 문제는 프로젝트 기간 아무때나 요구사항을 변경하고 심지어는 소프트웨어 기획의 방향을 완전히 뒤엎곤 한다. 이로 인해서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는지 모르는 듯하다.
알파 버전이 출시된 이후에 아키텍쳐를 뒤흔들만한 기능을 추가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자동차를 개발하면서 양산 직전에 휘발유차를 디젤차로 바꾸자는 소리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회사에서는 경영진의 개인적인 주관으로 이런 요구를 하곤 한다.
관리적인 측면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관리자와 개발자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고참 개발자는 무조건 관리를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전문 개발자는 30년이 지나도 관리는 전혀하지 않고 개발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개발 경력이 보장이 되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우리나라에서 찾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개발이 하고 싶고 관리는 적성에 맞지 않아도 우리나라에서 개발을 하는 이상 관리 업무에 대한 압박은 떠나지를 않는다.
또한 합리적인 관리를 할 수 없으니 무조건 일정을 쪼는 일 밖에는 하지를 않는다. 그러다 보면 아키텍쳐는 형편 없어지고 개발 문화는 뒤쳐질 수 밖에 없다.
몇몇 경영자는 이러한 현상이 개발자들이 제대로 못해서 그렇다라고 핑계를 댈 수는 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이슈 같아 보이지만 강자인 경영자가 바뀌는 것이 우선이다.
이러한 문제점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사람은 개발자가 아니라 경영자이다.
문제의 핵심도 경영자이고 이를 해결할 수 있고 해결 해야 하는 사람도 경영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