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일 화요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의 가격

개발자 여러분... 
아침에 출근하셔서 여러분들이 하루종일 일하는 업무의 가격을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것을 여러분의 "하루의 부가가치"로 생각을 하죠. 

여러분의 연봉은 "하루의 부가가치" x "일년동안 일한 날"에서 회사에서 여러분에게 사용한 비용을 제하면 됩니다.
대기업은 보통 60~70%를 비용으로 제하면 되고, 중소기업들은 30~50%정도의 비용이 듭니다.

여러분은 자신이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에 비해서 높은 연봉을 받고 있나요? 낮은 연봉을 받고 있나요?
회사입장에서는 연봉보다 높은 부가가치가 있는 개발자를 더 많이 보유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보다 좀더 복잡하기는 합니다만 일단 간단히 생각해보죠.

여기서 문제는 "하루의 부가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측정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특히 여러분 스스로는 자신이 매우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각으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모두들 알고 계시듯이 모든 재화의 가격은 시장의 원리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수요가 많고 공급이 적으면 가격이 올라가고, 공급이 넘치면 가격은 떨어지게 됩니다.

여기에 개발자들이 높은 연봉을 받는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부가가치를 높여서 높은 연봉을 받는 개발자

즉, 회사에 돈을 많이 벌어다 주고 미래에도 더 많은 돈을 벌어다 줄 개발자입니다.
이런 개발자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자신의 경력에 알맞는 일을 수행한다. 즉, 고참이 되어서도 맨날 코딩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고 설계, 요구사항 분석에 집중하며 프로젝트를 이끈다.
  • 문서화와 리뷰를 잘하여 지식의 공유를 원활하게 하여 모든 개발자들이 서로 향상되는데 기여한다.
  • 커뮤니케이션이 능통하여 복잡한 이슈들을 잘 해결한다.
  • 회사의 중요한 기술적인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여 회사의 기술 방향을 결정하여 회사가 기술적으로 올바른 길을 가도록 기여한다.
 둘째, 자신이 없으면 회사에 손해를 끼치게 해서 높은 연봉을 받는 개발자

현재는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개발자들이라도 곧 손해를 끼치게 하는 개발자들이 수두룩합니다. 
이런 개발자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항상 바쁘다는 핑계로 문서도 만들지 않고 프로세스를 지키지 않으며 자신만 알 수 있는 코드를 마구 쏟아 낸다.
  • 후배들을 적극적으로 양성하기 않고 여전히 본인이 가장 많은 코딩을 한다. 막상 후배들을 시킬려고 해도 가르키기가 어렵고 본인이 제일 바쁘다.
  • 회사의 개혁 시도를 방해하고 항상 본인은 열외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자신의 연봉에 걸맞는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서 어려운 업무일수록 비싼 일입니다. 물론 모든 업무는 가치가 있고 꼭 해야 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제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도 할 수 있는 일을 연봉을 3~4배나 많이 받는 개발자가 하고 있다면 연봉이 아까울 것입니다. 물론 그러한 일도 신입사원보다 2~3배 잘하기는 할 겁니다. 하지만 프로젝트에는 신입사원은 절대로 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이 수두룩 합니다.

개발자들이 하는 업무를 크게 나누어서 간단히 비교를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Coding < Low level design < High level design < Spec

코딩에서 있어서는 신입사원보다 크게 잘할 것도 없지만, 설계나 스펙은 수십배, 수백배 잘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코딩도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코딩에 설계와 스펙을 짬뽕해서 생각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외에 개발자는 잘하기 어려운 전문적이거나 매우 귀찮은 일을 개발자가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QA(Test), Project Management, B/R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자신이 첫번째 개발자에 해당하는지 두번째 개발자에 해당하는지 잘 생각해봅시다.

두번째 개발자들이 주도하는 회사의 미래는 뻔합니다. 언제 망하는지는 시간 문제일 뿐입니다. 이런 회사들은 보통 한번의 성장을 이룬 다음에 첫번째 또는 두번째 변곡점에서 보통 망하게 됩니다. 즉, 회사가 성장하는 것이 망해하고 있는 것과 거의 같은 의미입니다. 이런 경우 성장하지 않거나 느리게 성장하는 것이 차라리 오래 살아 남는 길입니다.

주변에서 크게 성장한 다음에 망해간 수많은 소프트웨어 회사들을 생각해보세요. 이러한 특징들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망한 회사들은 셀 수 없을 만큰 수두룩합니다.

첫번째 개발자가 될지 두번째 개발자가 될지는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주변의 환경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합니다. 방법을 몰라서 그런 것이라면 마음만 열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 7개:

  1.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의 가격은? 정말 공감되는 글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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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프로그래밍/코딩 그 이상의 것을 지향해야 하는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프로그래밍/코딩이 최하위이고 관리로 빠져야 한다는건 아니지 않을까요?

    아무튼, 개발자는 도닦는 사람 혹은 슈퍼맨으로 자꾸만 인식이 되는게 안타깝기는 해요.
    왜 개발자는 이렇게 단계단계를 다 밟고는 모든것을 다 할수 있는 슈퍼맨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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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안녕하세요. 구차니님
    실제로 매일 코딩만 하는 것 같은 고참 개발자들도 가만히 보면 설계/분석도 다합니다. 대부분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거죠.
    그래서 효과적으로 여럿이서 같이 일을 하기 어렵게 됩니다.
    이런 개발자들만 여럿이 있다면 조금만 큰 프로젝트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신입사원도 할 수 있는 코딩은 신입사원에게 맡기고 어려운 일들은 고참들이 해줘야 하는데, 신입이나 고참이나 거기서 거기의 일을 하면 회사가 개발자나 별로 나아질 것이 없고 오히려 유지보수가 점점 커져서 쇠락의 길을 걷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 의미로 자산이 좀더 집중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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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초년일 때와 지금 상태가 오버렙이 되네요.
    사회생활 좀 하고 나니까 요즘 살짝 의욕상실이라는..

    노동을 투입 요소로 보고 노동력의 잉여 가치를 아직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는 시대인데...
    일의 가격이라고 하니까... 그냥 생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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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안녕하세요. 별의 파편님
    이러한 모든 것이 개인만의 책임이 아니고 회사의 책임이 더 큽니다. 회사에서 제대로된 환경을 제공하고 교육을 시켜주고 해야 하는데 그냥 개발자들의 노동자로만 보고 혹사를 하게 되면 성장하지 못해서 회사 또한 맨날 그모양이기 일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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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좋은 글입니다. 하지만 한 구석으로는 가슴이 아프네요
    가슴이 아픈 이유는 필드에서도, 책에서도, SE를 하시는분들도 개발자는 항상 최하위단으로 인식 되고 있는것입니다. 앞으로 더욱더 일종의 부속품처럼 여겨 지개 될것이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현재 IT쪽 일들은 패키지 sw든 3rd party 개발자든 그 생명력이 짧고, 일은 고난이고, 해야할것들은 더더욱 많아지면서도, 그에대한 부가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것으로 계약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법조계/의료계에서처럼 경력이 쌓일 수록 인정받는 업종이 sw/IT쪽이 되려면 sw/it를 연구하시는 분들도
    개발자/프로세스를 논리적으로 DRIVE하는 방법보다는
    기업에게 부가가치를 논리적으로 정량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연구가 선행되어야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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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안녕하세요. LOD님
    맞습니다. 개발자들 스스로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구조로 가고 있습니다.
    개발일 중에서 최하위는 코더인데 이는 우리가 아는 일반 개발자와는 다릅니다. 사실 코더가 존재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경험 많은 개발자들도 자신의 가치를 쌓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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