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개발자를 관리자로 써먹는 것 같이 개발조직에 비효율적인 일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일이 흔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여러 회사에서 자주 접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주요 이유는 회사에서 개발자로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Career Path를 보장하기 않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파워를 가지려면 팀장이 되어야 하고, 그래야 개발자들을 거느리며 힘을 행사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일단 팀장이 되고나면 개발에 전념할 시간은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다고 개발을 포기하고 관리만 하기에는 관리할 일의 양도 얼마 되지 않고, 파워가 줄어들게 될 까봐 걱정을 하게 됩니다.
흔히들 개발자는 행정적인 파워가 없어도 기술력에 따른 카르스마에서 파워가 생긴다고 하지만 이는 실제 현장에서는 공허한 얘기가 됩니다.
제대로 세팅된 소프트웨어 회사라면 개발팀은 관리할 것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회사는 이래저래 관리할 일이 점점 늘어나게 되서 불필요하게 팀장의 관리에 많이 의존하게 됩니다.
이렇게 뛰어난 선임개발자들이 개발과 관리를 넘나드는 사이에 기술은 점점 멀어지게 되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경우가 예사입니다.
결국 100원짜리 개발자를 10원짜리 관리자로 만들고 맙니다.
물론 개발자 중에는 관리능력도 뛰어나서 관리자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 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경우 개발자가 개발보다 관리에 관심이 많고 관리 능력이 더 뛰어나다면 관리자로 전환하는 것도 좋을 겁니다. 하지만 개발과 관리 둘다 능력이 좋다면 개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겁니다. 개발이 훨씬 부가가치가 높으며 다른 사람으로 쉽게 대체할 수가 없습니다. 둘다 훌륭하게 수행해내기를 바란다면 욕심입니다.
뛰어난 개발자를 개발자로 있게하려면 회사에서 경력을 보장해줘야 합니다.
개발자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Position을 만들어야 하고 연봉에서 대우을 해줘하고 관리자 이상의 파워를 가질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뛰어난 개발자들이 개발과 관리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다가 많은 개발자들이 관리자로 전환되면서 회사에 손해를 끼치게 될 겁니다.
수평적인 조직구조를 가진 외국의 회사들과 다르게 수직적인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회사에서 개발자에게 힘을 실어주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임을 공감합니다. 개발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같이 성장을 해야 개발자 경력 보장도 점점 이루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