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을 사용하기 시작한지 오늘로 꼭 2달이 되었습니다.
2달동안 아이폰을 사용하는 재미, 아이폰 앱 개발 관련 공부하는 재미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폰 다국어 설정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언어어 설정에 떡하니 "한글"이라고 나와 있는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지나쳤겠지만, 저야 소프트웨어 전문가이고 Localization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터라서 눈에 확 거슬리더군요.
아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여기에는 "한글"이 아니고 "한국어"라고 나와야 맞습니다.
그럼 "한글"과 "한국어"가 다른지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어"는 몇 천년전부터 조상 대대로 사용해 오던 우리 말입니다.
"한글"은 1443년 세종대왕께서 만드신 자랑스러운 우리 고유의 문자체계입니다. 한글이라는 이름도 1910년 주시경선생이 붙인 것이고요.
"영어", "English"는 말이고 "알파벳"은 문자체계죠.
"일본어"는 말이고 "히라가나"는 문자체계죠.
영어로 얘기해도 엄연히 다름니다.
"한국어"는 "Korean" 이지만 "한글"은 "Korean Alphabet" 또는 "Hangul"입니다.
물론 한글은 자랑스러운 우리의 글자체계입니다. 전세계적으로 고유의 문자체계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몇 안되고, 알파벳이나 한자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완전히 독립적인 문제체계를 가진 나라는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한글은 매우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워서 "언어"는 있는데 "표기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는 나라들에게 "한글"을 보급하기 위한 활동도 진행중입니다. 세종대왕께서도 한글(훈민정음)은 슬기로운 사람은 아침 나절이 되기 전에 익힐 수 있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 안에 배울 수 있다고 했죠.
한글이 그렇게 우수하다고 하더라도 말과 글을 혼동해서 쓰는 것은 안되겠죠. 일반인들은 흔히 한글과 한국어를 혼동해서 얘기를 하고 별 문제될 것도 없지만, 수천만명이 쓰는 디바이스에 잘못된 오류가 있는 것은 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폰의 Internationalization(i18n)과 Localization(L10n)을 진행한 사람들이 전문가들일텐데, 단순 실수라고 믿고 싶습니다.
i18n과 L10n 얘기가 나온차에 조만간에 이에 관련된 글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잠깐 미리 조금 얘기를 드리자면 흔히들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서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 영어로 번역을 한다, 일본어, 중국어를 지원한다라고 하지만, 단순히 메시지 좀 번역하는 것이 Localization이 아닙니다. 또한 대충 해 놓았을 경우 발생하는 유지보수 비용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그래서 Localization은 스펙작성시부터 고려가 되며, 아키텍쳐에 반영이 되며 단순히 메시지 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하고, 개발 및 유지보수를 위한 프로세스와 툴들이 필요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음.. 번역은 어짜피 외주주지 않을까요?
답글삭제저도 UFO:AI 라는 opensource 게임의 한글화를 부분적으로 자발적으로 지원하는 중이지만, 번역이 쉽지는 않더라구요. 아무튼 메시지ID 기반으로 하는 번역 시스템의 한계도 있고, 이래저래 번역도 쉬운일은 아니더라구요.
그러고 보니, 문자체계와 언어는 구분을 해야겠군요.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저도 번역 작업에 주의를 더 기울여야겠습니다.
이 부분은 좀 다른 사정이 있을겁니다. '조선어(북한)'와 '한국어(대한민국)' 양쪽으로 두 번 로컬라이징 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외국 회사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이 언어 선택 옵션에 '한글'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입니다. 물론 아이폰이 북한에 출시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만, 일종의 관행적인 일이라고 보아도 될 것 같습니다.
답글삭제알파벳이나 한자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완전히 독립적인 문제체계를 가진 나라는 대한민국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습니다.
답글삭제------
아랍어, 태국어 등등 여럿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Desac님
답글삭제저도 몇개 있는 것으로 생각은 하고 있으나 그쪽 전문가는 아니라서 이런 표현을 했는데, 제가 생각한 것보다는 많나보네요. 몇개로 바꾸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Chatmate님
답글삭제물론 이유는 있을 것 같네요. 말쓴 하신 이유도 그럴듯합니다. 북한말과 우리말을 소프트웨어를 개발할때 같은 언어로 봐야할지도 이슈네요. 상당부분 이해는 되지만, 다른 단어들어 너무 많아서요. 그래서 영어도 미국, 캐나다, 영어 다 Locale을 따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외국의 소프트웨어 회사들에게 북한과 우리의 차이를 이해시켜야겠네요.
그리고 보니까 소프트웨어 관련 블로그를 가지고 계시네요. 바로 RSS Feed 등록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답글삭제구차니님 안녕하세요.
답글삭제번역이 다국어 지원의 전부는 아니죠 ^^ 메시지ID기반의 다국어 작업은 전통적으로 MS가 좋아하는 방식이지만, 실제 적용해보면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에 블로그 글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지적입니다. 미쳐생각지도 못했는데..
답글삭제애플만 그런게 아니라 솔까말 한국인들 대개가 그렇습니다. 예전에 컬투가 웃찾사에서
답글삭제"아름다운 우리말 누가 만들었나 세종대왕이지 어쩌고..."
우리 말을 세종이 만들었댑니까. 글을 만들었지..
국어국문학과 출신(현재 교직 시험보는) 아가씨가 글과 말을 헷갈리길래 함 지적했더니 답변이라고 하는게 어디서 줏어들은 풍월은 있어가지고...
"말과 글은 떼어놓고 생각 할 수 없는 법이다"
물론 그 말 자체만 놓고 치면 맞는 말입니다마는 지가 한글과 한국어를 헷갈린건 어디까지나 쪽팔릴 일이지 그딴 궤변으로 빠져나가려 드는 모습이 참 안쓰러웠습니다.
그건 그렇고 locale에 대한 지적은 chatmate님 말씀이 거의 정확할겁니다.
실질적으로 언어인 말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많지만 글자를 가진 나라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답글삭제주로 영어로 많이 쓰죠
지금 제 아이폰을 확인해보니, 설정->일반->다국어->언어에는 "한글"이라고 나와있지만, 언어 아래항목인 음성으로 조절하기에는 "한국어"라고 되어있네요.
답글삭제단순실수인지, 둘을 구분한 이유가 있는건지, 갑자기 저도 궁금해집니다.
좋은 지적 잘 보고 갑니다. ^^
이래서 제가 개발자분들을 존경합니다. 잘 봤습니다.
답글삭제감사합니다. 맞춤법은 최대한 맞게 쓰려고 하는데도 가끔 실수로 또는 몰라서도 틀리곤 합니다.
답글삭제존경씩이나 - -; 일반인이 섞어 쓰는 것은 별 문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혼동한다고 굳이 지적할 내용은 아니라고 봅니다. 개발자로 사는 것은 피곤하죠?
답글삭제안녕하세요. 예문당님
답글삭제아마 애플에서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추측은 하고 있습니다.
김종국님 감사합니다. 가수는 아니시죠? ^^
답글삭제전세계에 6800개의 언어가 있고, 그중 절반이 사라질 위기에 있다는 군요. 그중 글자를 가진 언어는 100개 정도라네요.
답글삭제최근 한글을 표기언어로 채택한 짜이짜이족에 아이폰을 판다면 같은 한글을 쓰더라도 분명이 다른 언어로 표현되기 때문에 "짜이짜이어"라는 옵션이 들어갈 것입니다. 표기문자는 한글이지만 언어가 다르니까요. 만약 한글이라고 한다면 짜이짜이족이 햇갈리지요.
답글삭제좋은 글 잘읽고 갑니다. ^^ 우리 팀 동료들에게도 "한글"과 "한국어"의 차이에 대해 물어보니 누구도 쉽게 대답하지 못하더군요. 평상시에 놓치기 쉬운 부분이지만 꼭 구분되어야 하는 사항 같습니다.
답글삭제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말씀하신대로 한국어와 한글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하겠네요. 좀 다른 얘기지만, 유독 localization은 하찮은 잡무로 취급되는 경향이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것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전문적으로 해야 할 일이 많고, 어려운 일들도 있는데 말이죠.
답글삭제안녕하세요. 검은왕자님
답글삭제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녕하세요. 카일님
답글삭제짜이짜이족 이외에는 아직 한글이 보급된 민족이나 나라는 없나요? 한글 보금이 성과를 빨리 내기는 어려운 것 같군요.
도모네님 안녕하세요.
답글삭제메시지 좀 번역하면 Localization인줄 알다가는 큰코 다칩니다. 그동안 해외에서 장사가 잘 안되서 큰 문제들이 없던 겁니다. 이걸 다행으로 알아야 하나...
애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나타나는 문제이지요. 심지어 윈도조차도 "한국어 윈도"가 아닌 "한글 윈도"라는 말하는데요. ㅡㅡ;
답글삭제심지어 한국 사람조차도 "한글화"라는 엉뚱한 말을 하는데, 외국 기업인 애플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글과 언어를 구분짓는 것에 대한 글인데...
답글삭제중간에 틀린 맞춤법이 보이는군요!
'자랑스런'이 아니라 '자랑스러운'이 옳다고 합니다!
^^
좋은글 잘 봤습니다.
답글삭제koc/SALM님 안녕하세요.
답글삭제그러고 보니까 한글/한국어 혼용이 광범위 하게 사용되고 있네요.
푸른고래님 반갑습니다.
답글삭제의미있는 문제제기 잘 봤습니다. 다만, 위에서 제시하신 화면은 아이폰에서 처리할 문자체계를 어떤걸로 할껀지 선택하는 대화상자라고 봤을때 "한글"이라고 표기하는게 문제되지 않아 보입니다. 영어 알파벳 글자를 제대로 표현하고 싶으면 "English"를, 히라가나든지 가타가나든지 일본 글자를 제대로 표현하고 싶으면 "일본어"를 선택하는 것이겠지요. 한국어든 짜이짜이어든 한글 글자를 제대로 표현하고 싶다면 "한글" 옵션을 선택하는게 어쩌면 당연해보이네요. 저의 짧은 생각~
답글삭제김계승님 안녕하세요.
답글삭제Locale이라는 것이 개념이 좀 복잡하세요.
언어의 속성은 말, 글, 지역, 시대가 있습니다.
말 -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글 - 한글, 알파벳, 간체, 번체, 히라가나
지역 - 한국, 북한, 영국, 미국, 타이완, 중국본토, 홍콩
시대 - 과거, 현재
Locale은 지역과 말을 다루고 있고 글자체계는 따라옵니다.
물론 언어를 한글로 표시한다고 해도 누구나 이해는 가능하지만,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정확한 표현을 쓰는것이 좋다는 것을 의미입니다.
오늘도 또 하나 배우고 갑니다. ^^
답글삭제트윗도 잘 보고 있답니다.
저도 chatmate님과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답글삭제일본에서 한글(한국어) 교제에는 한글로 표기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한국어가 많았는데 조총련에서 딴지를 걸어서
한글로 쓰고 있다는 말을 방송국에서 일할때 들었었습니다.
Ray.전규현님의 언급처럼 언어와 문자체계로 나룰수도
있겠지만 한국어와 조선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한글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되네요.
어찌되었던 로컬라이징은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모르면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싶군요 ^^
그 잉여로운(?) 백괴사전에도 들어가셨군요. http://uncyclopedia.kr/wiki/%ED%95%9C%EA%B8%80%EA%B3%BC_%ED%95%9C%EA%B5%AD%EC%96%B4%EC%9D%98_%EA%B5%AC%EB%B6%84#도보시오
답글삭제이런 일이... 이런 사전도 있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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