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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17일 토요일

비대면 소프트웨어 개발에 가장 중요한 문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비대면 업무 방식이 확대되고 있고 소프트웨어 개발도 비대면 개발 방식이 크게 요구되고 있다. 비대면 업무 방식은 업무 효율성 증대와 생산성 향상에 기여를 하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아니라도 도입이 필요하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회사인 깃랩은 코로나 이전에도 1300명 전직원이 재택근무를 했고,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소프트웨어 회사도 코로나19 이전부터 상당수의 직원이 풀타임 재택 근무를 수행했고, 현재는 재택 근무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면 재택 근무로 전환하겠다고 하는 회사도 많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이전부터 비대면 개발이 가능한 형태로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비대면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서는 시스템, 프로세스, 문서, 문화 등 여러가지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중에서 문서는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프로젝트에 따라서 다르지만 여러가지 문서를 작성한다. 이중에서 비대면 개발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문서는 무엇일까?


비대면 개발에 가장 중요한 문서는 스펙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문서는 “스펙”이다.

“스펙”은 비대면 개발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소프트웨어 개발 전체에 가장 핵심적인 문서이다.

과거 80년대 전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공학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스펙”을 꼽았다.

2000년 이후 우리나라의 수많은 대기업들이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면서도 소프트웨어 개발의 문제를 겪으면서, 방법론, 프로세스, 고가의 툴 등을 도입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으나, 기대만큼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몇몇 회사들은 “스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스펙” 작성 역량에 투자를 하고 있다.

많은 회사들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대략의 요구사항을 가지고 개발자들이 밀접히 접촉하여 의논하면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스펙” 문서를 주고, 자신이 담당한 부분을 나눠서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일할 수 있는 회사는 그렇게 많지 않다. 이유는 “스펙” 문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애자일이나 스크럼 방식으로 개발을 하는 경우 과거처럼 “스펙” 문서는 필요 없다고도 하는데, 그렇지 않다. 방식만 다를 뿐이지 “스펙”은 필요하다.

다같이 모여서 개발을 한다면 수시로 의논하며, 조율하여 개발을 해나갈 수 있지만, 비대면 개발을 한다면 그렇게 할 수 없다. 자신이 개발할 부분이 명확하게 정의가 되어 있어야 서로 떨어져서 개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펙 문서가 없이 개발하거나 대략의 요구사항을 가지고 서로 모여서 조율해가면서 개발하는 방식에 익숙한 대부분의 회사들은 비대면 개발을 할 수가 없다.

그럼 코로나 이전에도 1300명의 전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깃랩이나, 수많은 직원이 집에서 일하고 있었던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어떻게 진작에 비대면 개발을 광범위하게 수행하고 있었을까?

시스템, 프로세스, 문화, 문서 등 여러가지 요소가 있지만, 잘 작성한 스펙이 그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코딩은 개발 단계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단계다. 많은 개발자가 서로 떨어져서 일할 수 있도록 스펙을 잘 작성해서 공유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는 스펙을 잘 작성하는 것이 소프웨어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주제라는 것이다. 국내 많은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도 스펙 작성의 어려움이 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스펙 문서는 꼼꼼하게 모든 것을 방대하게 작성하는 것이 잘 작성하는 것도 아니고, 간단하게 작은 문서로 작성하는 것이 잘 작성하는 것도 아니다. 방대한 템플릿을 꼼꼼하게 채우는 것이 올바른 방법도 아니다.

스펙의 역할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개발자 관점에서는 스펙 문서를 보고 자신이 개발한 부분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잘 작성한 스펙 문서가 어떤 것인지는 칼럼에서 짧게 다룰 수 있는 주제는 아니다. 그래서 여기서 스펙 문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다.

거대한 방법론이나 소프트웨어 공학 이론에서도 소프트웨어 스펙을 작성하는 방법을 이론적으로 다루고 있고, 이를 따라하면 방대하고 복잡한 스펙을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깃랩, 구글, 페이스북이 이런 방식을 따르고 있지 않다. 이론은 이론일뿐, 실전적인 방법으로 스펙을 작성하고 있다. 대부분의 회사는 이런 이론을 따라하다가는 백이면 백 실패한다.

스펙을 작성하는 방법은 피아노와 골프를 배우듯 실전적인 방법을 배워나가야 한다.

10배의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완벽하게 자세한 스펙문서를 작성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대부분의 실제 프로젝트에서 그런 방법은 쓸모가 없다.

최소 비용으로 효과적으로 스펙을 작성하는 것이 실전적인 방법이다. 


스펙은 목적은 소프트웨어를 최단 시간, 최소 비용으로 개발하기 위한 것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서 스펙을 잘 작성하는 목적은 소프트웨어를 최단 시간, 최소 비용으로 개발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거대 방법론에서 제안하는 수십가지의 문서를 작성하는 방법은 실전적인 프로젝트에서 효용성이 떨어진다. 많은 회사가 이 방법을 시도했다가 포기하거나 프로세스는 따르지만 정작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가 계속 되곤 한다.

아직도 많은 회사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문제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계획된 일정에 끝내지 못한다. 그래서 계획된 사업 로드맵에 맞춰 제때 소프트웨어가 출시되지 못해서 많은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또한 출시된 소프트웨어는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프트웨어 회사의 사업을 영위하는데 큰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공학에서 언급하는 프로세스, 툴, 품질, 설계, 형상관리 등 여러가지가 다 필요하고 이러한 것들은 충분히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이고 어려운 “스펙"을 작성하는 역량을 확보하지만 않으면 넘을 수 없는 벽에 부딪히게 된다. 소프트웨어에 있어서 2류까지는 가능할지 몰라도 1류가 되기는 어렵다.

그래서 나는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하고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수준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싶다면 개발자들이 스펙을 제대로 작성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펙은 분석 아키텍트가 혼자서 스펙이라는 문서를 달랑 작성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스펙을 제대로 작성한다는 것은 회사 전체가 같이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모든 관련자가 요구사항을 충분히 수집에 협조하고, 여러 전문가가 참여를 하며 작성된 스펙 문서에 대해서 관련자들이 철저히 리뷰를 하고 변경관리도 제대로 해야 한다. 모든 직원들은 스펙 문서를 이해하고 읽고 이에 따라서 일할 수 있어야 하고, 개발자는 스펙 문서를 파악하고 떨어져서 개발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관행을 갖추려면 많은 노력과 오랜 시간이 걸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방법론, 툴이 아니고 문화, 습관, 인식의 변화다. 또한 이런 것을 이끌려면 경영자의 강력한 의지도 중요하다. 몇년전 국내 S사에서 소프트웨어 역량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내부에서 분석아키텍트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는데 이런 활동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글로벌 수준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추는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대기업보다 움직이기 수월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노력여하에 따라서 스펙 작성 역량을 확보하기 더 용이하다. 소프트웨어 1류가 되고 싶다면 스펙에 관심을 가지고 스펙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2020년 9월 18일 금요일

진짜 비대면 업무 방식 vs 가짜 비대면 업무 방식

 최근 코로나 19 때문에 비대면 업무 방식으로 전환이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 그러면서 비대면 업무 방식을 많이 추진하고 있는데, 가짜 비대면 업무를 하고 있는 회사도 많다.

비대면 업무 방식은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코로나 19가 아니더라도 도입이 권장된다. 그러면 진짜 비대면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지, 가짜 비대면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지 9가지 지표로 알아보자. 


툴, 시스템


재택근무를 도와주는 솔루션만 도입했다고 진짜 비대면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다. 

가짜 비대면 업무를 하는 회사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완전한 비대면 업무 방식으로 일하기 위해서 필요한 시스템과 툴을 충분히 도입하지 않아서 여기 저기 구멍이 있는 경우다. 그래서 수시로 메신저나 이메일로 업무를 물어봐 가면서 처리하고 시스템을 따라 업무가 유기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또, 부서마다 사용하는 툴이 다른 경우도 있다. 진짜 비대면 업무를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 이슈 관리 시스템인데, 이것을 부서마다 다른 것을 쓰거나 일부 부서만 사용하는 경우다. 그러면 업무 협조 시 상황에 따라서 써야 하는 시스템이 달라서 매우 번거롭고 업무가 물 흐르듯 흐르지 않는다.

하지만 진짜 비대면 업무를 하는 회사는 필요한 시스템과 툴이 촘촘히 잘 구축되어 있고, 서로 연동이 잘 되어 있고, 모든 직원이 동일한 시스템을 쓰며, 내재화가 잘 되어 있다. 그래서 업무가 매끄럽게 흘러가고 한 두개의 대시보드에서 자신의 업무가 다 모니터링 되고, 관리자는 부서의 업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대부분 들어본 시스템과 툴이지만 전사적으로 제대로 구축하여 잘 쓰는 것은 매우 어렵다.


문서 관리


비대면 업무 방식을 주장하면서 문서를 개별 PC에서 작성해서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서로 주고받으면서 공유하고, 관리를 하고 있다면 가짜 비대면 업무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는 문서 공유 시스템을 쓰기는 하는데, 부서별로 서로 다른 시스템을 사용해서 타부서와 문서를 공유할 때는 이메일이나 메신저 등으로 파일을 전달하는 경우도 있다.

진짜 비대면 업무를 하려면 전사의 모든 문서를 하나의 문서 관리시스템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어야 한다. 물론 부서별 업무별로 권한 관리를 잘하여 보안 상으로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

문서의 작성, 협업, 리뷰, 관리, 공유 등 모든 작업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가 되어야 효율적인 비대면 업무를 할 수 있다. 


문서 작성 역량


비대면 업무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문서 작성 역량도 매우 중요하다.

문서를 많이 작성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대면 업무 방식에서는 문서의 내용이 부족하면 수시로 옆에서 물어가며 일할 수 있지만 비대면 방식에서는 그렇게 하기 곤란하다.

기획 문서, 스펙 문서, 설계 문서 등 여러 종류의 문서들이 문서만 가지고 충분히 내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100%는 불가능하지만, 80~90% 문서로 충분히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물론 이런 문서도 문서 관리시스템에서 협업과 리뷰를 통해서 만들어지므로 잘 작성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가짜 비대면 업무를 하는 회사는 문서를 가지고 일하기 어려워 일할 때 커뮤니케이션이 너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옆에 앉아서 같이 일하기를 원한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외주를 줄 때 스펙 문서를 기반으로 외주를 주지 못한다. 대략의 기획 문서를 기반으로 외주를 준 후에 요구대로 소프트웨어가 개발이 잘 안되니 옆에 끼고 설명을 해주거나 나중에 프로젝트 일정이나 품질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다반사다.

진짜 비대면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모두 말보다는 문서 위주로 일하기 때문에 문서를 제대로 작성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그래서 채용 시 글을 잘 쓰는 사람을 뽑기도 하고, 직원들에게 글을 잘 쓰고 문서를 잘 작성하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

물론, 비대면 업무를 계속 하면서 문서 작성을 계속 하고 리뷰를 거쳐 피드백을 많이 받게 되면 누구나 문서 작성 역량이 조금씩은 향상된다.


보고


진짜 비대면 업무를 하는 회사는 별도의 보고가 많이 줄어든다. 또한 보고를 위한 보고는 보기 어렵다.

별도의 보고가 따로 필요하지 않은 이유는 촘촘하게 커버되는 시스템에서 업무의 진행 상황을 훨씬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도 별도의 시간을 들여서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고 본연의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다. 

하지만, 가짜 비대면 업무를 하는 회사는 업무는 업무대로 다하고, 일일보고, 주간보고 등 여러 형태로 보고서를 작성해서 보고를 해야 한다. 보고 방식은 온라인이라 할지라도 낭비요소가 아닐 수 없다. 

관리자는 또 상위 관리자에게 보고를 하기 위해서 직원들의 보고를 취합하여 또 보고를 한다.

보고를 줄이는 것은 진짜 비대면 업무 방식의 증거이자 혜택이다.


화상 회의 빈도


가짜 비대면 업무를 하는 회사는 형식만 비대면이지, 수시로 화상 회의를 실시하여 대면 업무 방식과 별 차이 없이 일한다.

화상 회의는 실제 만나서 얘기하는 것보다는 전달성이 떨어지지만 이동하지 않고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화상 회의를 너무 자주 한다면 차라리 모여서 일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회상 회의를 해야 하는 안건이 대부분 이슈 관리 시스템이나 여러 시스템에 온라인으로 등록되고 프로세스를 따라서 처리되며 화상 회의는 꼭 필요할 때 최소화해서 해야 한다. 그래야 진짜 비대면 업무 방식으로 일한다고 할 수 있다.

회상 회의도 비싼 수단이다. 하루의 10~20% 넘는 시간을 화상 회의에 사용하고 있다면 일단 의심을 해보자.


회의 결과 관리


가짜 비대면 업무를 하는 회사는 회의도 자주 하지만 회의 기록이 없거나 회의 결과 해야 할 업무의 추적이 잘 안된다.

그러고는 한참 있다가 “지난 번에 내가 시킨 일 어떻게 되고 있지?”하고 묻는다. 전형적인 대면 업무 방식과 다를 바가 없다.

회의를 자주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회의를 계획하에 하지 않고 수시로 소집하기 때문에 회의록도 제대로 남기지 않고 후속 관리도 잘 안된다.

진짜 비대면 업무를 하는 회사에서는 회의 빈도도 적을 뿐만 아니라, 필요한 회의는 미리 계획이 되어 있고 회의 결과가 제대로 정리, 공유되어 있다. 또한 회의 결과로 인해서 해야 할 일은 회사의 온라인 시스템에 등록되어 실시간으로 추적이 된다. 

회의록만 보아도 후속 업무의 처리 현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회사의 경우 유지보수를 위해서 소스코드를 볼 때 특정 소스코드의 한 줄만 보아도 해당 줄을 누가 언제 작성해서 관련된 요청은 언제 누가 했으며, 이와 관련된 회의는 언제 누가 진행했고, 결론은 어떻게 나왔는지 줄줄이 모두 몇번의 클릭으로 추적이 된다. 그래서 누가 와서 유지보수를 해도 소스코드의 역사를 훤히 볼 수가 있다.


메신저 사용


가짜 비대면 업무를 하는 회사는 메신저를 끼고 업무를 한다. 회상 회의까지는 아니지만, 수시로 여러 사람에게 메시지를 날리고 이거 저거를 물어본다. 회상 회의보다는 작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다.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하던 일을 중단해야 한다. 만약에 집중 업무를 하고 있던 경우라면 다시 집중하는데 필요한 시간까지 최소 30분은 그냥 날아간다. 이런 일이 한 두 건이면 모르겠지만, 메신저를 통해서 메시지가 여기저기서 수시로 쏟아지면, 정작 집중해서 본연의 업무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

메신저의 문제점 중 하나가 기록이 체계적으로 남지 않아서 회사의 정보 자산으로 축적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래서 메신저는 정보 자산과 관련 업무를 위해서 가벼운 용도로만 최소화해서 사용해야 한다.

편리하다고 수시로 메시지를 날리는 것은 대면 업무 방식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업무 만족도


가짜 비대면 업무를 하는 회사는 현재 회사에서 진행하는 비대면 업무 방식에 불만이 많다. 아무래도 과거 대면 방식보다 불편하고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시스템이 충분히 구축되어 있지 않은 채로 강제로 몰아붙일 수도 있고, 역량은 안되는데 과도하게 시스템을 도입한 경우도 있다. 

직원들이 충분히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진짜 비대면 업무를 하려면 추가로 시스템이 필요한지, 직원들의 문서 작성 역량 향상이 필요한지, 시스템 사용 교육이 더 필요한지 회사에 따라서 다를 것이다.

대면 업무 방식으로 오랫동안 일하던 회사가 하루 아침에 완전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인식의 전화, 시스템 사용 적응, 문서 작성 역량 등 필요한 것이 한두개가 아니고 수년 걸리는 일도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하나씩 하나씩 꾸준히 추진하는 수밖에 없다.


재택근무 가능 여부


가짜 비대면 업무를 하는 회사는 100% 재택 근무를 하지 못한다. 최근 뉴스에 100% 재택 근무를 하고 있는 미국의 많은 회사를 접한다. 1200명 전원이 회사 사무실 하나 없이 100% 재택 근무를 하는 깃랩도 있고, 구글, 페이스북도 100%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이 꽤 많다.

하지만 가짜 비대면 업무를 하는 회사는 일주일에 1~3일 정도 재택근무를 하고 나머지는 회사에 나와서 일해야 한다. 또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특수한 직군만 100% 재택 근무가 가능하다. 최근 코로나 때문에 이런 식으로 일부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가 있다.

물론 재택근무가 100% 우월한 것은 아니다. 대면 업무 방식은 얼굴 보고 일하면서 팀워크가 증가하는 것도 있고, 생활 리듬에 안정을 주는 것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얘기하는 것은 필요할 때 재택근무를 할 수 있냐는 것이다.

100% 재택근무가 가능해야 진짜 비대면 업무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역량을 가지고 모여서 일하는 것은 회사의 선택이다.


이글은 ZDNet Kore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2020년 3월 15일 일요일

[Software Spec Series 8] 어떻게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개발하는가?


소프트웨어는 빠르게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소프트웨어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린다면 적절한 시장 진입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시장 변화는 매우 빨라서 너무 오래 개발을 하면 그동안 시장의 상황이 바뀐다. 경쟁자들은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여 우리 회사에서 지금 개발하고 있는 제품이 뒤쳐지곤 한다. 또한 오랜 프로젝트는 개발자와 프로젝트 참여 인원들을 지치게 만든다. 이런 현상이 프로젝트를 더욱 더디게 한다. 프로젝트가 기간이 길어지면 그동안 새로운 요구사항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기획자는 변화하는 시장의 상황을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젝트는 더욱 늘어지고 품질은 떨어진다.

최근의 대부분의 개발 방법론들은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개발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회사에서도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개발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을까?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개발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것은 매우 많지만, 여기서는 스펙 관점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느린 순차적 개발)


빌딩을 쌓을 때는 1층을 쌓고 2층을 쌓아야 한다. 1층을 쌓기 전에 2층을 쌓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립식 빌딩이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대부분의 빌딩은 순차적으로 쌓아 나간다. 소프트웨어도 이런 방식으로 순차적으로 개발을 해야 한다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거대한 소프트웨어는 수십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빌딩과 같이 1층이 완성되기를 기다렸다가 2층을 만들 필요가 없다. 1층과 2층의 인터페이스만 잘 정하면 따로 만들어서 합치면 된다. 다 만들어서 나중에 합치는 방법도 있지만, 1층과 2층의 뼈대만 만들어 놓고 동시에 만드는 방법을 더 많이 사용한다. 나중에 합치게 되면 합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합쳐 놓고 동시에 만들면 합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가 줄어든다.


(빠른 병행 개발 - 개발 후 통합)


(빠른 병행 개발 - 통합 후 개발)


이렇게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개발하여 프로젝트 기간을 단축하려면 분석, 설계가 잘 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컴포넌트를 잘 나누고 인터페이스를 견고하게 정의해야 한다. 인터페이스는 간결하게 정의를 해야 각 모듈 간의 연동이 쉬워진다. 인터페이스는 확고하게 정의를 해야 하며 나중에 함부로 바꾸면 안된다. 물론 한번 정의한 인터페이스가 프로젝트 종료 시까지 변경되지 않으면 가장 좋겠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개발 도중에 인터페이스를 변경하면 처음에 잘 정의한 경우보다 수십배의 변경 비용이 들어간다. 따라서 분석, 설계 시 최대한 노력을 하여 인터페이스가 가능하면 변경되지 않도록 정의를 해야 한다.

프로젝트가 크고 참여 인원이 많을수록 순차적인 개발보다 병렬 개발이 훨씬 좋다. 수십명의 개발자가 참여하는 프로젝트에서 순차적인 개발이란 거의 불가능하다. 수십명의 개발자가 처음부터 잘 통합된 소스코드를 기반으로 병렬로 개발을 해야 프로젝트를 빨리 끝낼 수 있다.


(순차개발과 병행개발의 개발 속도 차이 비교)


인터페이스는 상호간의 약속이다. 클라이언트와 서버 모듈을 병렬 개발할 때 인터페이스는 클라이언트 개발팀과 서버 개발팀의 약속이다. 인터페이스를 확정하면 서로 약속을 한 것이고 서로 헤어져서 따로 개발을 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신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프로젝트 기간 내내 인터페이스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통합이 필요하며 유닛 테스트, 테스트 자동화도 유용하다. 개발자는 자신이 작성한 모듈을 완성한 후에 소스코드관리시스템에 등록하는 것이 아니라 좀더 잦은 주기로 등록을 하여 프로젝트 주기 내내 소스코드가 정상적으로 빌드가 되도록 유지해야 한다. 너무 늦게 통합을 할 경우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는 “통합의 지옥”을 맛보게 된다.

커밋은 하나의 기능이 완성이 되었을 때, 전체 클래스 또는 전체 컴포넌트를 모두 구현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하지만 항상 빌드는 되어야 한다. 또한 내가 소스코드를 수정하는 동안 다른 곳을 수정한 동료들의 소스코드와 머지(Merge)가 잘 되어서 제대로 빌드가 되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보통은 적어도 하루에 한두 번 이상 커밋을 한다. 며칠씩 커밋을 하지 않고 지나가지는 않는다.

지속적인 통합을 위해서는 툴을 사용해도 되고, 직접 스크립트를 작성해서 구축을 해도 된다. 지속적인 통합을 도와주는 툴을 CI툴이라고 하며 Jenkins, Bamboo 등이 있다. CI툴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CI툴은 지속적인 통합을 조금 쉽게 해준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통합 활동을 성실히 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통합을 위해서는 주기적인 빌드가 필수다. Build on commit을 하기도 하고 Daily build를 하기도 한다. 밤에 빌드를 한다고 해서 Nightly build라고 하기도 한다. 프로젝트 기간 내내 Daily build는 실패가 없어야 한다. Daily build가 실패하면 인터페이스가 깨졌거나, 어떤 개발자가 깨진 소스코드를 올렸을 수 있다. 빌드가 깨지면 여러 개발자들이 개발에 차질을 빚게 된다. Daily build가 깨진 것을 브로큰 트리(Broken tree)라고 부르며 즉각 해결을 해야 한다.

거대한 시스템일수록 병렬 개발은 꼭 필요하다. 거대한 시스템의 구조를 얼마나 간결하게 하는지가 설계의 중요 요소다. Architect는 복잡한 시스템을 최대한 간결하고 복잡도를 줄여서 시스템의 개발, 유지보수 효율을 높여야 한다. 병렬 개발을 할 때 어려운 점은 내가 필요로 하는 컴포넌트가 아직 구현이 안되어 있어서 기능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나는 사용자 관리 화면을 개발하고 있고 getUserList()라는 함수가 필요하다. 나는 사용자 목록을 출력하는 화면을 만들고 있는데 getUserList()를 개발하는 개발자는 아직 이 함수를 구현하지 않은 상태다. 그럼 나는 getUserList() 함수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내가 만든 사용자 목록 화면을 테스트 해볼 수가 없다. 그럴 때는 getUserList() 함수에 가짜 코드를 추가하면 된다. 실제로는 DB에 쿼리를 해서 사용자 목록을 가져와야 하지만, 가짜로 Hard coding을 해서 사용자 목록을 넘겨주는 것이다. 물론 이런 가짜코드는 필요에 따라서 언제든지 넣고 뺄 수가 있어야 한다.

C언어로 개발을 한다면 다음과 같은 형태가 될 것이다. 아주 간단한 예를 든다.
#define USE_FAKE
RET getUserList(userdata *pData[], int &num)
{
#ifdef USEFAKE
  // make fake data
  num = 2;
  pData[0]->userid = 1;
  pData[0]->username = “John”;
  pData[1]->userid = 2;
  pData[1]->username = “Tom”;
#else
  // get data from database
#endif
  return RET_SUCCESS;
}
(병행 개발을 위한 소스코드 예)

이와 비슷하게 개발 언어에 따라서 적절한 방법으로 병렬 개발하는 아이디어를 적용하면 된다. 병렬 개발을 위와 같이 각자 서로 다른 모듈을 개발하는 경우도 있고 하나의 모듈을 여러 개발자가 개발하는 경우도 있다.

잘 분석, 설계된 소프트웨어는 이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여 병렬 개발을 진행하여 소프트웨어를 빨리 개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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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19일 일요일

[Software Spec Series 4] 스펙의 역할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서 스펙의 역할을 알아보자.

모든 프로젝트 이해관계자가 사용, 프로젝트의 중심


스펙은 프로젝트의 모든 요구사항이 모이며 프로젝트의 중심이 되는 문서다. 프로젝트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스펙을 참조하거나 작성에 참여한다. 스펙은 다시 여러 프로젝트 이해관계자들이 받아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문서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스펙이다.


(프로젝트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조해야 하는 SRS)


고객, 마케팅 부서, 영업 부서는 어떠한 제품이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다.


스펙이 없거나 부실한 상태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프로젝트가 완료되기 전까지 어떠한 소프트웨어가 개발될지 알기가 어렵다. 그러면 영업부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완료되기 이전에 판매 준비를 하거나 계약을 할 수가 없다. 스펙이 잘 작성된 프로젝트인 경우 스펙만 보고도 최종적으로 개발될 소프트웨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영업부서에서는 이를 보고 판매에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다. 영업망을 확충하거나 세일즈 자료를 준비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을 만나서 개발도 완료되지 않은 소프트웨어를 미리 팔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완료된 후에 부랴부랴 판매를 시작한다면 이미 상당한 판매 기회를 놓치게 된 것이다. 그 외에 안전, 의료, 보안 등의 인증이 필요한 경우도 스펙이 잘 작성되어 있다면 소프트웨어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음에도 인증을 신청해서 인증을 미리 획득할 수 있다. 인증은 종류에 따라서 1년 넘게 또는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완료된 후에서야 인증을 진행하면 수년의 영업 기회를 날려버릴 수도 있다.

프로젝트관리자(PM)에게는 스펙이 프로젝트 관리의 기준이 된다. 일정산정, 인력 배분, 리스크 분석 등을 할 수 있다.


스펙이 제대로 작성되지 않는 프로젝트에서 프로젝트 관리자는 별로 할 일이 없다. 일정을 제대로 예측하기도 어렵고, 리스크 파악도 어렵다. 적정한 리소스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 프로젝트가 진행이 되도 정확하게 진척률을 파악할 수가 없다. 그래서 1년짜리 프로젝트가 8개월쯤 지나도 정확하게 1년 안에 프로젝트가 종료될지 예측이 안된다. 그러면 프로젝트 관리자는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서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그저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서는 단계별로 진행을 하여 짧은 주기로 여러 차례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도 주기만 짧을 뿐이지 짧은 주기에 해당하는 스펙을 적절히 작성하는 것도 똑같이 필요하다.

개발팀은 스펙을 통해서 개발팀이 개발해야 할 제품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스펙을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다면 개발팀은 정확하게 무엇을 개발해야 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기획자나 분석 아키텍트에게 너무 많은 것을 수시로 물어봐야 해서 시간을 매우 낭비해야 한다. 개발자가 임의대로 생각해서 기능을 구현하게 되면 기획의 의도와는 완전히 다르게 되기도 한다. 개발자에게 주어진 너무 높은 자유도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부실하게 만들기도 한다. 개발자에게 자유도는 필요하지만 소프트웨어 전체 아키텍처는 분석, 설계 시에 정해져서 개발자에게는 한정된 자유도만 주어야 한다. 그래야 기획 시 의도된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개발될 수 있다.


(프로젝트에서 SRS의 위치)


테스트팀은 스펙을 통해서 테스트 계획 및 테스트 케이스를 작성할 수 있다.


보통은 스펙 작성 후에 개발자들이 구현을 하는 동안 테스트팀은 테스트 준비를 한다. 테스트 계획을 세우고 테스트 설계를 해야 한다. 하지만 스펙이 없거나 부실하다면 테스트팀은 테스트 준비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소프트웨어가 개발된 후에 소프트웨어를 보면서 테스트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 방법으로는 테스트 일정도 예측할 수 없고 부실한 테스트를 할 수 밖에 없다. 소프트웨어 품질이 나빠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기술문서팀은 스펙을 통해서 매뉴얼과 도움말을 작성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스펙이 완성된 후에는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기술문서팀은 소프트웨어를 동작시켜 보지도 않고 매뉴얼을 미리 작성한다. 단지 화면 캡쳐만 소프트웨어 개발 후 추가할 뿐이다. 이뿐만 아니다. 고객지원 부서는 고객 지원에 필요한 준비를 해 놓고 교육팀은 교육 준비를 한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스펙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수행해야 하는데 바쁘다고 스펙 없이 개발을 하는 것은 개발자 중심의 사고방식이며 프로젝트가 효율적으로 진행되지도 않는다.

외주 업체는 스펙을 통해서 외주 업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SRS를 기준으로 계약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소프트웨어 프로젝트가 스펙도 없이 진행이 된다. 대략의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계약하고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 고객이 수시로 요구사항을 무리하게 바꿔도 하소연하기 어렵다. 또한,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진행을 하므로 요구사항만으로는 프로젝트의 규모를 제대로 산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계약 시는 성공적인 계약으로 생각되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손해를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우리나라도 스펙을 기준으로 계약을 하는 관행이 자리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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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26일 목요일

[Software Spec Series 2]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실패의 원인

우리 주변에서 실패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프로젝트를 성공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프로젝트를 제대로 진행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프로젝트가 왜 실패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프로젝트 실패에 대한 기준은 제각각이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 프로젝트가 실패했다고 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 약속된 일정 내에 제품 또는 서비스를 출시하지 못했다.
  • 소프트웨어가 요구되는 품질을 충족하지 못했다. (기능 요구사항, 성능, 안정성, 사용성, 확장성 등)
  • 프로젝트에 꼭 필요한 기술 개발에 실패했다. 
  • 아키텍처가 엉망진창이 되어서 유지보수가 어렵게 됐다.
  • 프로젝트에 계획된 예산보다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 프로젝트 내내 야근을 거듭하여 조직의 사기가 떨어지고 퇴사자가 많이 발생했다.
          직접적인 실패와 억지로 일정을 맞추려다 보니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 간접적인 실패까지 예로 들어봤다. 이런 저런 이유로 실패하는 프로젝트는 매우 많다. 또한 실패하는 이유도 매우 다양한다. 필자는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하나에 대해서 얘기를 하려고 한다. 우선은 프로젝트를 왜 실패하는지 다양한 원인을 알아보자.


          •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
          • 제품의 방향을 빨리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면서 프로젝트 앞부분에서 상당히 많은 시간을 소모하여 정작 개발 기간이 부족하게 되었다.
          • 스펙과 설계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고 코딩을 시작해서 엉뚱한 방향으로 개발을 하였다.
          • 작성된 스펙을 프로젝트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히 리뷰 하지 않아 잘못된 스펙으로 개발하였다.
          •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새로운 요구사항이 계속 발견되어서 프로젝트가 한없이 늘어졌다.
          • 변경된 요구사항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서 프로젝트 팀원들이 서로 다른 기준으로 개발을 하였다.
          • 상명하복식으로 지정된 출시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급하게 코딩부터 시작했다. 나중에 잘못된 코드를 고치느라고 시간이 더 소요되었다.
          • 충분히 훈련되지 않은 개발자들을 투입하여 초반에 우왕좌왕하느라고 시간을 많이 지체했다.
          • 일정관리를 대충해서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다는 징후를 눈치채지 못했다.
          •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아서 리스크로 인해서 프로젝트를 실패했다.
          • 프로젝트 막판에 경영진이나 주요 고객이 프로젝트 방향을 완전히 틀어서 거의 처음부터 다시 개발해야 했다.
          • 프로젝트 팀원들의 팀워크에 문제가 있어서 지속적으로 불화가 발생하여 프로젝트가 산으로 갔다.
          • 도입한 외부 필수 기술이 기대처럼 동작하지 않았다. 이것을 프로젝트 막바지에 알게 되었다.
          • 테스트 팀에 제대로 된 스펙을 전달하지 못해서 테스트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 회사의 표준 프로세스를 강요하여 문서를 너무 많이 만들다 보니 정작 개발에는 소홀해졌다.


          이외에도 실패 원인은 끝도 없이 많을 것이다. 이를 분류해보면 스펙, 프로젝트팀, 프로젝트 관리, 고객, 기술 등 다양하다. 필자는 이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은 “스펙”이다. 가장 많은 원인이 스펙과 관련이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 버그의 절반 이상은 스펙으로부터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프로젝트가 아주 작다면 스펙을 제대로 적지 않고 요구사항 몇 줄로 개발해 나가도 소프트웨어를 무사히 완성하기도 한다. 소수의 경험 많은 개발자가 개발을 주도하는 경우 요구사항을 대충 알려줘도 찰떡 같이 알아듣고 개발을 잘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백명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서는 매우 잘 정리된 스펙 문서가 필요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외국에 외주를 줄 경우 자세히 적힌 스펙 문서와 인수 테스트 계획이 필요하다.

          소규모 프로젝트에서의 성공 경험을 대규모 프로젝트에 적용해서 실패를 하기도 하고, 반대로 대규모 프로젝트의 방법론이 중소규모 프로젝트에서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요구사항이 누락되거나 충분히 분석이 안된 스펙도 문제지만 너무 자세히 적거나 많은 문서를 적는 것도 문제가 된다. 대규모 방법론을 따르는 회사에서는 이런 함정에 종종 빠진다. 개발은 문서대로 진행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문서가 너무 많아서 수시로 바뀌는 요구사항을 문서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따라서 엄격한 프로세스로 규제를 하는 것도 어렵다. 자율에 맡겨도 쉽지 않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원칙만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프로세스가 있는 환경에서 좋은 문화를 가지는 것이다. 빨리빨리 문화를 지양하고 적절히 분석하고 설계를 한 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더 빠르다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실제로 가장 빠른 방법이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스펙을 철저히 리뷰하고 쉽게 요구사항을 바꾸지 않아야 한다. 이런 문화와 관행을 만들어가는 것이 프로세스보다 더 중요하다. 그래야 회사에 역량이 축적된다. 그렇게 좋은 문화와 축적된 역량이 충분해야 어떠한 프로젝트라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좋은 환경이 있어도 스펙을 제대로 적을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면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성공은 어렵다. 스펙을 제대로 적는 역량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역량이며 소질이 있는 개발자도 제대로 하려면 10년 이상의 경험과 노력이 필요하다. 꾸준히 투자하는 방법 외에 기가 막힌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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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8월 9일 수요일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는 왜 실패하는가?

          우리는 주변에서 실패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보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프로젝트의 규모가 커지고 기간이 길어지며 많은 인원이 투입될수록 프로젝트 실패 확률은 증가한다.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서는 프로젝트를 제대로 진행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프로젝트가 왜 실패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프로젝트 실패에 대한 기준은 제각각이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 프로젝트가 실패했다고 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 약속된 일정 내에 제품 또는 서비스를 출시 못했다.
          • 소프트웨어가 시장에서 요구되는 품질을 충족하지 못했다. (요구사항, 성능, 안정성, 사용성 등)
          • 프로젝트에 꼭 필요한 기술 개발에 실패했다. 
          • 아키텍처가 엉망진창이 되어서 유지보수가 어렵게 됐다.
          • 프로젝트에 계획된 예산보다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
          • 프로젝트 내내 야근을 거듭하여 조직의 사기가 떨어지고 퇴사자가 많이 발생했다.

          직접적인 실패와 억지로 일정을 맞추려다 보니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 간접적인 실패까지 예로 들어봤다. 이런 저런 이유로 실패하는 프로젝트는 매우 많다. 또한 실패하는 이유도 매우 다양한다. 필자는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하나에 대해서 얘기를 하려고 한다. 우선은 프로젝트를 왜 실패하는지 다양한 원인을 알아보자. 

          •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함
          • 제품의 방향을 빨리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면서 프로젝트 앞부분에서 상당부분의 시간을 소모하여 개발 기간이 부족하게 됨
          • 스펙/설계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고 코딩을 시작해서 엉뚱한 방향으로 개발을 함
          • 작성된 스펙을 관련자들이 충분히 리뷰 하지 않아 잘못된 스펙으로 개발함
          •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새로운 요구사항이 계속 발견되어서 프로젝트가 한없이 늘어짐
          • 변경된 요구사항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서 프로젝트 팀원들이 서로 다른 기준으로 개발을 함
          • 상명하복식으로 지정된 출시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급하게 코딩부터 시작함. 나중에 잘못된 코드를 고치느라고 시간이 더 소요됨
          • 충분히 훈련되지 않은 개발자들을 투입하여 초반에 우왕좌왕함
          • 일정관리를 대충 해서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다는 징후를 눈치채지 못함
          •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아서 리스크로 인해서 프로젝트를 실패함
          • 프로젝트 막판에 경영진이나 주요 고객이 프로젝트 방향을 완전히 틀어서 거의 처음부터 다시 개발해야 함
          • 프로젝트 팀원들의 팀웍에 문제가 있어서 지속적으로 불화가 발생하여 프로젝트는 산으로 감
          • 도입한 외부 필수 기술이 기대처럼 동작하지 않는다.
          • 테스트 팀에 제대로 된 스펙을 전달하지 못해서 테스트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함
          • 회사의 표준 프로세스를 강요하여 문서를 너무 많이 만들다 보니 정작 개발에는 소홀해짐

          이외에도 실패 원인은 끝도 없이 많을 것이다. 이를 간단히 분류해보면 스펙, 프로젝트팀, 프로젝트 관리, 고객, 기술 등 다양하다. 필자는 이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을 “스펙"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영역도 중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스펙을 적는 것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가장 중요하면서 가장 어렵다. 스펙을 적는 것을 “분석” 또는 “분석/설계”라고 한다. 설계가 여기에 왜 포함되었는지 의아한 사람도 있을 텐데, 분석 시에 상위 설계의 상당부분이 포함이 되는 경우가 많고 프로젝트에 따라서 다르지만 분석과 설계는 그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같이 다루는 경우가 많다.

          프로젝트가 아주 작다면 스펙을 제대로 적지 않고 요구사항 몇 줄로 개발해 나가면서 소프트웨어가 무사히 완성을 하기도 한다. 소수의 경험이 많은 개발자가 개발을 주도하는 경우 요구사항을 대충 알려줘도 개발을 잘하기도 한다. 수백명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서는 매우 잘 정리된 스펙 문서가 필요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외국에 외주를 줄 경우 자세히 적힌 스펙 문서와 테스트 문서도 전달하기도 한다.

          소규모 프로젝트에서의 성공의 경험을 대규모 프로젝트에 적용해서 실패를 하기도 하고, 대규모 프로젝트의 방법론이 중소규모 프로젝트에서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요구사항이 누락되거나 충분히 분석이 안된 스펙도 문제지만 너무 자세히 적거나 많은 문서를 적는 것도 문제가 된다. 대규모 방법론을 따르는 회사들에서는 이런 함정에 종종 빠진다. 개발은 문서대로 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수시로 바뀌는 요구사항을 문서가 너무 많아서 문서에 반영도 제대로 못한다.
           
          따라서 엄격한 프로세스로 규제를 하는 것도 어렵다. 자율에 맡겨도 쉽지 않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원칙만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프로세스가 있는 환경에서 좋은 문화를 가지는 것이다. 빨리빨리 문화를 지양하고 적절히 분석하고 설계를 한 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더 빠르다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실제로 가장 빠른 방법이다. 모든 관련자들이 스펙을 철저히 리뷰하고 쉽게 요구사항을 바꾸지 않아야 한다. 이런 문화와 관행을 만들어가는 것이 프로세스보다 더 중요하다. 그래야 회사에 역량이 축적된다. 그렇게 좋은 문화와 축적된 역량이 충분해야 어떠한 프로젝트라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좋은 환경이 있어도 스펙을 제대로 적을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면 말짱 공염불일 뿐이다. 스펙을 제대로 적는 역량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역량이며 소질이 있는 개발자도 제대로 하려면 10년 이상의 경험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 방대한 얘기를 짧은 글로 어떻게 소개할 수 있을지 걱정은 되지만, 개발자가 어떻게 하면 소프트웨어 분석, 설계 역량을 가질 수 있으며 회사는 어떻게 그런 역량을 축적할 수 있는지 다음에 몇 개의 글을 통해서 조금 더 자세히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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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4월 10일 월요일

          이우소프트에는 이것이 있다 vs. 없다


          개발자 캐리어 보장이 있다.

          • 개발자가 원하면 영원히 개발자로서의 경력을 보장해준다.
          • 개발자에게 나이가 많다고 관리를 강요하거나 권유하지 않고 본인의 적성과 역량에 따라서 진로를 결정하면 된다.

          남녀 차별이 없다.

          • 남여에 따른 역할,대우의 차이가 전혀 없다.
          • 100% 역량에 따른 차이 밖에 없다.
          • 결혼, 육아에 따른 차별이 없다.

          아키텍트가 있다.

          • SW아키텍트가 있고 스펙, 설계와 기술적인 이슈 해결을 담당한다. 코딩도 한다.
          • 무조건 고참이라고 아키텍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 아키텍트가 되기 위한 까다로운 자격을 충족해야 한다.
          • 아키텍트는 사원부터 수석 연구원까지 있다.
          • 여자 아키텍트도 있다.

          관리만 하는 개발팀장이 없다.

          • 개발팀장이 있기는 한데 휴가 결재가 하는 일의 대부분이다.
          • 개발팀장은 Technical leader로서 개발만 잘하면 된다.

          전문가가 있다.

          • 자신의 일에 전문가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 하지만 전문가라면 의견이 존중되는 수평적인 조직이다.
          • 비전문가가 감놔라 대추놔라 하지 못한다.

          영어 이름이 있다.

          • 모든 직원이 서로 영어 이름을 부르고 한국 이름은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 팀장님과 같은 직책으로 부르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 수평적인 생각을 정착하기 위해서 영어 이름을 사용하며 모두 동일한 존칭을 사용한다.

          직급에 따른 서열이 없다.

          • 개발자들은 직급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 역량에 맞게 일을 분배하고 개발을 할 뿐이다.
          • 아키텍트가 따로 있고 PM이 일을 분배할 뿐이다.

          잔디밭이 있다.

          • 8층 사무실 문을 열고 나가면 하늘 정원의 잔디밭이다.  
          • 잔디밭에 누워서 햇볕을 쐬면서 머리를 식히자.

          운동 시설이 있다.

          • 체육관, GX, 웨이트 트레이닝, 골프 등의 시설이 직원들에게 제공된다.
          • 건강관리를 위해서 꾸준히 운동을 할 것을 권장하며 여러 종목의 코치를 채용하여 운동을 지도하고 있다. 물론, 자기 계발과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한다.


          파티션이 없다.

          • 파티션이 전혀 없이 책상들끼리 붙이 있다. 
          • 모든 직원이 한눈에 보인다.

          어린이집이 있다.

          • 직원에게는 무료로 제공되는 어린이집이 있다.
          • 출생 6개월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보육을 할 수 있다.
          • 자녀와 같이 출퇴근을 할 수 있다.



          회의록이 있다.

          • 모든 회의가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이 된다.
          • 회의록은 거의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모든 직원에게 공유된다.
          •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도 언제든지 모든 회의록을 볼 수 있다.
          • 그리고 결정된 사항은 모두 철저히 추적 관리가 된다.

          코리안 타임이 없다.

          • 회의시간이 1초도 늦는 직원은 없다.
          • 1초라도 늦은 직원은 회의 참석자 전원에게 커피를 사야하고 2번째 늦을 때는 전직원에게 피자를 사야 한다.
          • 커피는 얻어 먹었지만 아직 피자는 못얻어 먹었다. 언제 피자를 먹을 수 있을지 기다리고 있다.

          전문 PM이 있다.

          • 전문PM이 합리적으로 일정,리스크 등 프로젝트 관리를 한다.
          •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
          • 그렇게 해서 최단 시간에 프로젝트를 끝내고 있다.

          일정 강요가 없다.

          • 경영진이 말도 안되는 일정을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 1,2일 단위로 개발자가 산정하며 개발자가 예측한 일정을 다른 사람이 무시하지 않는다.
          • 그래도 일정이 부족하면 PM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일정 단축 전술을 구사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일정을 연기한다.
          • 필요 시 일정은 구현 시작 전에 연기하므로 비즈니스 부서에서는 일정을 조율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몰입이 있다.

          • 하루 8시간 업무에 완전히 몰입해야 한다.

          야근이 없다.

          • 강요된 야근이 없다.
          • 일정을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몰입해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야근이 필요 없다.
          • 가끔 스스로 선택해서 야근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강요는 없고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다.
          • 강요된 야근은 장기적으로 SW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기업 문화를 퇴보 시킨다.
          • PM이 야근 카드를 꺼내는 경우는 정말 피치 못할 때이고 단기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스펙이 있다.

          •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는 항상 스펙을 작성한다.
          • 큰 프로젝트는 SRS를 작성하고 작은 프로젝트나 프로토타입 개발 시에는 One-pager를 작성하다.
          • SRS가 완료되면 모든 Stakeholder의 대표들이 서명을 한다.
          • 프로젝트 계획은 스펙을 기초로 합리적으로 수립한다.
          • 스펙은 변경되면 문서를 업데이트해서 최신 버전을 유지한다.

          일정이 지연되는 프로젝트가 없다.

          • 지연되는 프로젝트가 하나도 없다.
          • 합리적인 일정 수립과 철저한 프로젝트 관리를 통해서 일정은 무조건 지킨다.
          • 일정은 협력사와의 약속이므로 목숨처럼 지킨다.
          • 출시 일정은 SRS가 끝날 때 확정한다.

          60세 개발자가 있다.

          • 나이는 개발자인지를 결정하는데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보고서가 없다.

          • 개발자에게 보고서 강요가 없다. 주간보고도 없다.
          • 개발자는 개발만 하면 된다.
          • 문서는 개발문서만 쓰면 된다.

          재택근무가 있다.

          • 회사에서 자격을 부여한 개발자는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다.
          • 가끔 회사에 나와서 회의를 하고 커뮤니케이션은 거의 이슈관리시스템을 이용한다.

          서울에도 스마트워크 센터가 있다.

          • 본사에 동탄에 있는만큼 서울 북부 거주자 등 지역적인 어려움이 있는 직원들은 서울에 있는 스마트워크 센터에서 일할 수 있다.


          E-mail이 없다.

          •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이슈관리시스템을 이용한다.
          • E-mail은 주로 외부인과만 주고 받는다.
          • 내부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기록이 되고 공유가 되며 추적이 된다.

          개발자에게는 가장 빠른 PC가 있다.

          •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개발자에게 가장 빠른 PC를 지급한다.
          • 빠른 CPU와 SSD를 장착하여 빌드 속도를 2배 빠르게 한다.
          • 그만큼 개발자는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정시 퇴근해라.

          피어 리뷰가 있다.

          • 개발자가 작성하는 코드 대부분을 리뷰한다. 리뷰를 통해서 버그를 찾고 공유, 학습을 한다.
          • 더 중요한 것은 스펙, 설계 리뷰다.
          • 개발자는 자신의 업무시간의 20%는 동료를 위한 리뷰에 사용해야 한다.
          • 시니어 개발자는 20% 이상을 리뷰에 할애한다.

          마시고 죽자는 회식이 없다.

          • 원치 않는 음주 회식에 참여해서 끌려 다닐 필요가 없다.


          즉석 라면이 있다.

          • 회사 식당에서 제공하는 아침 메뉴 중에는 즉석 라면이 있다.
          • 요리사가 별도로 맛을 낸 해장 라면을 즉석에서 끓여주고 충무김밥이 제공된다.

          꼭 지켜야 하는 문화가 있다.

          • 공유, 협업, 커뮤니케이션이 꼭 지켜야 하는 문화다.
          • 공유와 협업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같이 일을 할 수 없다.




          2016년 5월 23일 월요일

          개발자 야근문화를 고쳐야 하는 이유

          월화수목금금금 지금도 회자되는 유명한 이야기다. 그리고 회사 대표는 신제품 발표회에서 개발기간 동안 개발자가 집에 들어가서 이혼을 했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한적도 있다. 개발자들을 연구소에 가둬놓고 밖에서 자물쇠로 잠궈 놓고 주말에도 집에 못가게 했으며 기혼자만 일주일에 하루씩 집에 보내 줬다고 자랑을 하는 경영자도 있다.

          자신이 직원들을 얼마나 혹사시켰는지 그렇게 자랑을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래서 한국에서 개발자라는 직업이 유난히 인기가 없고 3D 직종으로 폄하를 하는 모양이다.

          많은 경영진이 야근의 효과를 맹신하고 자랑하는 이유는 몇몇 전설적인 성과들이 실제로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들도 초기에 그런 경험을 하기도 했다.

          스타트업 초기에 모험심과 열정으로 빠른 시제품 제작과 시장 진입을 위해서 잠도 안자고 일을 하기도 하고 명확한 목표를 가진 어려운 프로젝트를 전직원이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서 결국에 성공을 해내는 기적적인 멋진 성공 스토리가 종종 있다. 여기서 공통점은 명확한 목표와 열정, 자발적인 노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해서 성공한 회사도 계속 그렇게는 못한다. 전력질주를 계속하며 마라톤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많은 경영자들이 야근의 효과를 맹신하는 이유는 야근 말고는 뚜렷한 성과측정 방법이나 생산성 향상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세일즈는 숫자로 평가를 하기 때문에 쉽다. 하지만 개발조직은 개발자들이 노는지 열심히 하는지 알기가 어렵다. 개발자들의 프로젝트가 6개월 걸린다는 말도 믿기가 어렵다. 좀더 열심히 하면 4개월이면 끝낼 있을 같고 과거에도 그렇게 밀어 붙이니 개발 기간을 단축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압박을 하게 된다. 개발자들도 6개월 걸린다고 주장은 하는데 근거를 가지고 주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경영자의 신뢰를 얻지는 못한다.

          결국 경영자의 유일한 수단은 무조건 일정을 줄이고 직원들을 압박하는 것이다. 물론 압박이 단기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회사는 100m 달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마라톤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아는 개발자는 일정을 미리 늘려서 말하곤 한다. 절대로 경영자가 이길 없는 싸움이다. 기업문화만 망가진다.

          이런 야근 압박의 부작용은 매우 크다. 장기적으로 제품의 품질은 떨어지고 아키텍처는 엉망이 된다. 직원들의 창의력은 사라지고 사기는 저하되며 로열티는 없어진다. 직원들은 사생활을 포기해야 하며 자기계발을 못하고 소모품으로 전락하게 된다. 직원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5 뽑아먹다 보면 그냥 부품이 되어서 직원도 발전이 없고 회사의 미래도 불투명해진다.

          소프트웨어는 '창의적인 지식 산업'이며 개발 조직은 '지식공동체'이다. 생산성이 근무시간에 비례를 하는 것도 아니다. 적정 근무 시간이 넘어 가면 생산성은 떨어진다. 공유와 협업에 신경 겨를이 없어지고 '지식공동체' 무너져서 각자 따로 노는 조직이 되기 때문이다. 프로세스로 강제해서 '지식공동체' 만들기는 어렵다. 그렇게 할수록 효율은 떨어진다.

          SI 용역을 주로 하는 회사나 재정이 악화되어서 억지로 버티는 회사는 지식 산업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고 단기 수익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얘기는 모두 공염불일 뿐이다.

          야근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업무를 계획적으로 하는 것이다. 필자가 CEO 있는 이우소프트에서는 개발 계획을 세울 개발자는 하루에 6시간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며 매우 정확하게 일정을 수립하려고 노력한다. 고참 개발자는 하루 4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나머지 시간은 동료를 위한 시간이다. 스펙, 코드 리뷰도 하고 물어보면 답변도 해준다. 하루에 두뇌를 6시간 풀가동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설렁설렁 일하면 12시간도 가능하다. 물론 너무 재미있는 일이라면 18시간도 몰입할 있다. 필자도 어렸을 때는 프로그래밍 재미에 빠져서 하루 18시간씩 개발을 적도 있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는 하루 6시간 몰입도 쉽지 않다.

          그리고 프로젝트 관리도 제대로 해야 한다. 프로젝트는 리스크(Risk) 가득 가시밭길이다. 수시로 터지는 리스크는 일정을 꼬이게 만들고 아키텍처를 엉망으로 만들기도 한다. 프로젝트 관리를 제대로 해서 프로젝트가 항상 통제 범위 안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돌발적인 야근이 줄어 들며 프로젝트 성공 확률도 높아진다. 그리고 방법이 프로젝트를 가장 빨리 끝내는 방법이다. 그럼 직원들은 거의 매일 저녁 6시에 퇴근할 있다. 그럼 6 이후에는 무엇을 해야 하나? 물론 6 이후 시간은 직원의 자유지만 이우소프트에서는 6 이후에 해야 것에 대해서 가이드를 하고 있다.

          첫째는 자기계발이다. 영어공부, 운동 등을 규칙적으로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를 권장하며 미래의 업무에 필요한 지식 기술을 익혀야 한다. 학원을 등록했다가 수시로 발생하는 야근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야근이 많은 회사에서는 무엇 하나 계획적으로 수가 없다. 무엇을 공부할지는 자율에 맡기기는 하지만 회사에서는 내용을 파악하고 상담, 관리, 지원하고 있다. 이것이 직원이 부품이 안되고 5 , 10 발전된 모습이 되는 방법이다. 그래야 회사도 직원과 같이 발전할 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은 회사에 피트니스 시설을 만들고 뛰어난 코치를 정직원으로 채용하여 골프, 요가/필라테스, 웨이트 트레이닝을 지원하고 있다.

          둘째는 가능하면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를 권장한다. 야근을 안했다고 친구들과 마시는데 시간을 보내는 것은 가급적 줄이고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한다. 열심히 일하는 목적이 여기에 있기 때문에 굳이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회사에서 '이우아이'라는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어서 초등학교 이전까지는 회사에서 보육을 최대한 도와준다.

          회사에서 철저히 관리를 하는 것은 프로젝트다. 정해진 시간 안에 프로젝트 목표는 달성을 해야 한다. 개발자들의 활동은 회사에서 거의 통제하지 않는다. 스스로 일을 찾고, 만들고, 준비도 한다. 시키는 일만 하는 소수의 직원도 있지만 대부분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스스로 뭔가를 찾아서 한다. 물론 내용은 대부분 공유가 된다. 야근의 유무는 무의미하고 직원의 자율성과 로열티를 높이는데 집중해야 한다.

          야근을 100%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런 노력을 필요도 없다. 강요 없이 자율에 맡겨 놓으면 된다. 업무 절대 시간이 평가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는다는 확신을 직원들에게 심어 줘야 한다. 야근 자체가 나쁘다, 좋다 말할 없다. 경영진의 야근에 대한 잘못된 맹신이 문제일 뿐이다. 야근을 없애야 하는 이유는 "우리 회사는 야근이 없는 멋진 회사에요"라는 우스운 얘기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습관적이고 강압적인 야근 문화의 부작용은 상상 외로 크며 회사의 경쟁력을 서서히 좀먹기 때문이다. 야근 자체가 화제도 문제도 안되는 자율적인 문화가 필요하다.

          글은 ZDNet Korea 바텍블로그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