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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4일 일요일

소프트웨어 국제화는 나중에 적용하면 늦는다 (24)

 잠시 중단했던 소프트웨어 국제화 칼럼을 재개한다.


당장의 소프트웨어 출시가 급하다고 국제화를 고려하지 않고 일단 개발하고 출시를 했다가 나중에 필요 시에 국제화를 적용하려고 하면 안된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거나 너무 복잡해져서 제품 자체가 망가지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소프트웨어 국제화에 실패해서 비지니스에서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국내에서만 팔다가 나중에 해외 진출을 하면서 뒤늦게 국제화를 적용하다가 낭패를 본다.
국제화를 적용하려고 했더니 데이터 베이스의 인코딩 등 설정을 바꿀 수 없기도 하고, 기능이나 UI를 대거 바꾸지 않으면 안되기도 한다. 초기부터 국제화를 적용했을 때의 국제화 비용보다 수십배 또는 수백배가 들기도 한다. 또한 수많은 버그를 만들어내곤 한다.

국제화를 적용하기에는 너무 늦어져 국제화 버전을 따로 개발해서 똑같은 소프트웨어가 여러벌이 되기도 하는데, 이는 더 큰 문제가 된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과 같다.

우리가 개발할 소프트웨어가 영원히 한국에서만 팔릴 소프트웨어라면 국제화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
한국에서만 팔리는 소프트웨어라도 한국내의 외국인을 위해서 여러 언어를 지원해야 한다면 국제화가 필요하다.
당장은 한국에서만 판매를 하지만 추후 해외에서도 판매할 계획을 1%라도 가지고 있다면 초기부터 국제화를 적용해야 한다.

당장 국제화 기능이 필요한 것은 아니고 추후 필요한 경우라면 국제화 아키텍처만 적용하여 나중에 국제화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국제화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소프트웨어 내에는 날짜, 시간을 처리하는 수많은 모듈들이 있다. 이것을 국제화를 고려하지 않고 개발자들이 알아서 한국어에만 알맞게 개발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한국에서는 잘 동작할 것이다. 하지만 영어, 프랑스어 등 외국어를 지원해야 하는 국제화가 필요할 때는 큰 문제가 된다. 날짜를 처리하는 수많은 코드를 찾아다니면서 모두다 고쳐야 한다.

개발자들이 적절히 날짜 함수에 국제화 코드를 적용했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된다. 각각 따로 적용한 국제화 코드는 일관성이 떨어져서 날짜를 표시하는 위치마다 다른 형태의 날짜가 표시될 수 있다.

그럼 당장 국제화가 필요하지 않지만 미래를 위해서 국제화 코드를 미리 적용해 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날짜, 시간를 처리(입력, 출력)하는 모든 기능을 별도의 국제화 함수(클래스)로 분리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개발자는 날짜, 시간을 다룰 때는 꼭 이 국제화 함수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국제화 날짜, 시간 함수는 현재는 한국어만 지원하지만 추후 필요할 때 언제든지 다양한 언어를 쉽게 지원할 수 있다.

날짜, 시간 처리 함수는 필요한만큼 다양하게 준비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UI상 필요한 모든 조합을 함수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

년월일시분초
년월일
시분초

날짜, 시간 함수 관련 추가 내용은 아래 글을 참조한다.

제공된 국제화 함수 외에 다른 형식의 날짜 출력 함수가 필요하면 개별 개발자는 스스로 함수를 만들어서 사용하면 안된다. 국제화 담당 개발자에게 필요한 날짜 출력 함수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한 후에 그 함수를 써야 한다. 1인 개발이라면 한명의 개발자가 양쪽 역할을 다하면 된다.

국제화 외부 라이브러리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외부 라이브러리를 이용하더라도, 현재 프로젝트에 맞게 다 커스트마이징해서 일관된 국제화 함수들을 만들어 줘야 한다. 개발자들에게 각자 알아서 국제화 함수를 사용하라고 하면 일관성이 없고 중구난방이 된다.

국제화 함수 인터페이스는 나중에 바뀌지 않도록 잘 정해야 하므로 경험이 많은 고참 개발자가 정하는 것이 좋다.

날짜 외에도 고려해야 할 것은 많다. 아래 그 예를 보자.

번역이 필요한 메시지, 문자 인코딩(Database, File, 통신), 키보드 글자 배치, 폰트 종류, 글자 크기, 숫자 표기, 띄어쓰기, 쉼표, 마침표, 날짜/시간 표기, 썸머타임, 대소문자, 정렬 방법, 화폐, 무게, 부피, 길이, 종이크기, 온도, 주소, 이름, 제도 관련, 문화 관련 색깔/아이콘 등, 소리, 텍스트를 포함한 아이콘, O/X 기호, 문자 입력 방향

국제화 이슈가 있는 것은 개별 개발자가 마음대로 개발하면 안되고, 국제화 라이브러리에 추가한 후에 사용해야 한다. 모든 소프트웨어가 이 모든 항목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니므로 국제화 이슈가 있을 것 같은 항목을 만나면, 또는 이미 구현을 했어도 나중에 발견하면 국제화 라이브러리로 옮겨야 한다.

소프트웨어의 어떤 부분이 국제화의 영향을 받을지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국제화 경험이 많은 개발자가 필요하다. 

개발 초기에 소프트웨어 국제화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는 것도 좋다. 대충 개발하고 나중에 국제화가 문제 되어서 큰 비용을 지불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국제화 아키텍처를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는 아래 글을 참조한다. 실제는 이보다 훨씬 복잡하지만 간단한 참조는 될 것이다.

소프트웨어 국제화는 쉽게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지만, 초기부터 제대로 적용하면 큰 무기가 될 것이다.

2020년 3월 29일 일요일

[Software Spec Series 9] 여러 종류의 스펙 문서 유형

소프트웨어는 하루짜리부터 몇 년짜리 대형 프로젝트도 있다. 이런 모든 프로젝트에 동일한 스펙 문서를 적용하면 비효율적이다. 스펙 문서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며 상황에 맞는 문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슈관리시스템의 한 줄 또는 몇 줄의 설명


스펙이라고 하면 수십에서 수백페이지의 문서를 먼저 떠올리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Jira나 Redmine과 같은 이슈관리시스템의 이슈 하나, 또는 한 줄이 스펙이 될 수도 있다. 보통 작은 유지보수를 위한 변경에서 주로 적용되지만 무엇을 개발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정의가 된 것이라면 한 줄 또는 몇 줄의 글이라도 훌륭한 스펙이 될 수 있다.


엔지니어링 One-pager


SRS 등의 제법 큰 템플릿을 가진 문서에 정식으로 스펙을 작성하기에는 프로젝트의 규모가 작거나 이슈가 별로 없을 경우에 작성을 한다. 이슈관리시스템에 간단히 이슈를 정리하고 진행하기도 하지만 굳이 엔지니어링 One-pager라는 문서를 작성하는 이유는 스펙을 작성하는 정식 절차를 밟기 위함이다. One-pager라도 스펙을 일단 작성하면 공식 리뷰를 거쳐서 여러 사람의 의견이나 도움을 공식적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러면 개발하려고 하는 방향이 맞는지 이미 다른 팀에서 비슷한 것을 개발하거나 검토해 놓은 것이 있는지 더 좋은 방법은 없는지 의견을 받을 수 있다. 또한 One-pager의 내용은 공식적으로 다른 사람, 다른 팀에게 공유가 되어서 회사내에서 지식 공유에 도움이 된다.

보통 다음과 같은 경우에 엔지니어링 One-pager를 작성한다.


  • 메모리를 50% 절약하는 알고리즘 구현 시도
  • 최신 버전의 Visual Studio로 이식하는 프로젝트
  • 새로운 그래픽 엔진으로 교체를 하는 일주일짜리 프로젝트


수십페이지의 SRS


가장 일반적으로 스펙을 작성하는 방법이다. 비즈니스 전략, 환경, 기능, 비기능, 성능 등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고려해야 할 대부분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SRS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다룰 것이다.

수백, 수천페이지의 거대 방법론의 스펙 문서


거대 방법론에서는 문서를 수십개 이상 작성하기도 한다. 이런 방법론에서는 스펙이 하나의 문서로 정리되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개의 문서에 분산되어서 작성된다. 장점으로는 프로젝트에 투입된 역할별로 필요한 문서를 정해서 보면 되는 것이다. 단점으로는 중복이 많이 발생하고 하나의 업무를 하기 위해서 매우 많은 문서를 봐야 한다. 또한 한번 작성하고 나면 수정이 매우 어렵다. 아래와 같은 문서들이 그 예다.

  • 요구사항정의서
  • 업무기능분해도
  • 업무흐름도
  • 액터카달로그
  • 유스케이스 다이어그램
  • 논리 ERD
  • 도메인 엔티티 정의서
  • 분석패키지 다이어그램
  • 코드정의서
  • 인터페이스 정의서
  • 컴포넌트 명세서
  • 화면 정의서
  • 메뉴 구조도

기타


  • 테스트 코드로 스펙 작성하기
  • 소스코드로 스펙 작성하기
  • 유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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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15일 일요일

[Software Spec Series 8] 어떻게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개발하는가?


소프트웨어는 빠르게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소프트웨어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린다면 적절한 시장 진입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시장 변화는 매우 빨라서 너무 오래 개발을 하면 그동안 시장의 상황이 바뀐다. 경쟁자들은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여 우리 회사에서 지금 개발하고 있는 제품이 뒤쳐지곤 한다. 또한 오랜 프로젝트는 개발자와 프로젝트 참여 인원들을 지치게 만든다. 이런 현상이 프로젝트를 더욱 더디게 한다. 프로젝트가 기간이 길어지면 그동안 새로운 요구사항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기획자는 변화하는 시장의 상황을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젝트는 더욱 늘어지고 품질은 떨어진다.

최근의 대부분의 개발 방법론들은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개발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회사에서도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개발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을까?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개발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것은 매우 많지만, 여기서는 스펙 관점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느린 순차적 개발)


빌딩을 쌓을 때는 1층을 쌓고 2층을 쌓아야 한다. 1층을 쌓기 전에 2층을 쌓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립식 빌딩이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대부분의 빌딩은 순차적으로 쌓아 나간다. 소프트웨어도 이런 방식으로 순차적으로 개발을 해야 한다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거대한 소프트웨어는 수십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빌딩과 같이 1층이 완성되기를 기다렸다가 2층을 만들 필요가 없다. 1층과 2층의 인터페이스만 잘 정하면 따로 만들어서 합치면 된다. 다 만들어서 나중에 합치는 방법도 있지만, 1층과 2층의 뼈대만 만들어 놓고 동시에 만드는 방법을 더 많이 사용한다. 나중에 합치게 되면 합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합쳐 놓고 동시에 만들면 합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가 줄어든다.


(빠른 병행 개발 - 개발 후 통합)


(빠른 병행 개발 - 통합 후 개발)


이렇게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개발하여 프로젝트 기간을 단축하려면 분석, 설계가 잘 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컴포넌트를 잘 나누고 인터페이스를 견고하게 정의해야 한다. 인터페이스는 간결하게 정의를 해야 각 모듈 간의 연동이 쉬워진다. 인터페이스는 확고하게 정의를 해야 하며 나중에 함부로 바꾸면 안된다. 물론 한번 정의한 인터페이스가 프로젝트 종료 시까지 변경되지 않으면 가장 좋겠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개발 도중에 인터페이스를 변경하면 처음에 잘 정의한 경우보다 수십배의 변경 비용이 들어간다. 따라서 분석, 설계 시 최대한 노력을 하여 인터페이스가 가능하면 변경되지 않도록 정의를 해야 한다.

프로젝트가 크고 참여 인원이 많을수록 순차적인 개발보다 병렬 개발이 훨씬 좋다. 수십명의 개발자가 참여하는 프로젝트에서 순차적인 개발이란 거의 불가능하다. 수십명의 개발자가 처음부터 잘 통합된 소스코드를 기반으로 병렬로 개발을 해야 프로젝트를 빨리 끝낼 수 있다.


(순차개발과 병행개발의 개발 속도 차이 비교)


인터페이스는 상호간의 약속이다. 클라이언트와 서버 모듈을 병렬 개발할 때 인터페이스는 클라이언트 개발팀과 서버 개발팀의 약속이다. 인터페이스를 확정하면 서로 약속을 한 것이고 서로 헤어져서 따로 개발을 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신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프로젝트 기간 내내 인터페이스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통합이 필요하며 유닛 테스트, 테스트 자동화도 유용하다. 개발자는 자신이 작성한 모듈을 완성한 후에 소스코드관리시스템에 등록하는 것이 아니라 좀더 잦은 주기로 등록을 하여 프로젝트 주기 내내 소스코드가 정상적으로 빌드가 되도록 유지해야 한다. 너무 늦게 통합을 할 경우 많은 문제를 발생시키는 “통합의 지옥”을 맛보게 된다.

커밋은 하나의 기능이 완성이 되었을 때, 전체 클래스 또는 전체 컴포넌트를 모두 구현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하지만 항상 빌드는 되어야 한다. 또한 내가 소스코드를 수정하는 동안 다른 곳을 수정한 동료들의 소스코드와 머지(Merge)가 잘 되어서 제대로 빌드가 되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보통은 적어도 하루에 한두 번 이상 커밋을 한다. 며칠씩 커밋을 하지 않고 지나가지는 않는다.

지속적인 통합을 위해서는 툴을 사용해도 되고, 직접 스크립트를 작성해서 구축을 해도 된다. 지속적인 통합을 도와주는 툴을 CI툴이라고 하며 Jenkins, Bamboo 등이 있다. CI툴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CI툴은 지속적인 통합을 조금 쉽게 해준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통합 활동을 성실히 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통합을 위해서는 주기적인 빌드가 필수다. Build on commit을 하기도 하고 Daily build를 하기도 한다. 밤에 빌드를 한다고 해서 Nightly build라고 하기도 한다. 프로젝트 기간 내내 Daily build는 실패가 없어야 한다. Daily build가 실패하면 인터페이스가 깨졌거나, 어떤 개발자가 깨진 소스코드를 올렸을 수 있다. 빌드가 깨지면 여러 개발자들이 개발에 차질을 빚게 된다. Daily build가 깨진 것을 브로큰 트리(Broken tree)라고 부르며 즉각 해결을 해야 한다.

거대한 시스템일수록 병렬 개발은 꼭 필요하다. 거대한 시스템의 구조를 얼마나 간결하게 하는지가 설계의 중요 요소다. Architect는 복잡한 시스템을 최대한 간결하고 복잡도를 줄여서 시스템의 개발, 유지보수 효율을 높여야 한다. 병렬 개발을 할 때 어려운 점은 내가 필요로 하는 컴포넌트가 아직 구현이 안되어 있어서 기능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나는 사용자 관리 화면을 개발하고 있고 getUserList()라는 함수가 필요하다. 나는 사용자 목록을 출력하는 화면을 만들고 있는데 getUserList()를 개발하는 개발자는 아직 이 함수를 구현하지 않은 상태다. 그럼 나는 getUserList() 함수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내가 만든 사용자 목록 화면을 테스트 해볼 수가 없다. 그럴 때는 getUserList() 함수에 가짜 코드를 추가하면 된다. 실제로는 DB에 쿼리를 해서 사용자 목록을 가져와야 하지만, 가짜로 Hard coding을 해서 사용자 목록을 넘겨주는 것이다. 물론 이런 가짜코드는 필요에 따라서 언제든지 넣고 뺄 수가 있어야 한다.

C언어로 개발을 한다면 다음과 같은 형태가 될 것이다. 아주 간단한 예를 든다.
#define USE_FAKE
RET getUserList(userdata *pData[], int &num)
{
#ifdef USEFAKE
  // make fake data
  num = 2;
  pData[0]->userid = 1;
  pData[0]->username = “John”;
  pData[1]->userid = 2;
  pData[1]->username = “Tom”;
#else
  // get data from database
#endif
  return RET_SUCCESS;
}
(병행 개발을 위한 소스코드 예)

이와 비슷하게 개발 언어에 따라서 적절한 방법으로 병렬 개발하는 아이디어를 적용하면 된다. 병렬 개발을 위와 같이 각자 서로 다른 모듈을 개발하는 경우도 있고 하나의 모듈을 여러 개발자가 개발하는 경우도 있다.

잘 분석, 설계된 소프트웨어는 이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여 병렬 개발을 진행하여 소프트웨어를 빨리 개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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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19일 일요일

[Software Spec Series 4] 스펙의 역할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서 스펙의 역할을 알아보자.

모든 프로젝트 이해관계자가 사용, 프로젝트의 중심


스펙은 프로젝트의 모든 요구사항이 모이며 프로젝트의 중심이 되는 문서다. 프로젝트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스펙을 참조하거나 작성에 참여한다. 스펙은 다시 여러 프로젝트 이해관계자들이 받아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문서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스펙이다.


(프로젝트의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조해야 하는 SRS)


고객, 마케팅 부서, 영업 부서는 어떠한 제품이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다.


스펙이 없거나 부실한 상태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프로젝트가 완료되기 전까지 어떠한 소프트웨어가 개발될지 알기가 어렵다. 그러면 영업부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완료되기 이전에 판매 준비를 하거나 계약을 할 수가 없다. 스펙이 잘 작성된 프로젝트인 경우 스펙만 보고도 최종적으로 개발될 소프트웨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영업부서에서는 이를 보고 판매에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다. 영업망을 확충하거나 세일즈 자료를 준비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을 만나서 개발도 완료되지 않은 소프트웨어를 미리 팔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완료된 후에 부랴부랴 판매를 시작한다면 이미 상당한 판매 기회를 놓치게 된 것이다. 그 외에 안전, 의료, 보안 등의 인증이 필요한 경우도 스펙이 잘 작성되어 있다면 소프트웨어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음에도 인증을 신청해서 인증을 미리 획득할 수 있다. 인증은 종류에 따라서 1년 넘게 또는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완료된 후에서야 인증을 진행하면 수년의 영업 기회를 날려버릴 수도 있다.

프로젝트관리자(PM)에게는 스펙이 프로젝트 관리의 기준이 된다. 일정산정, 인력 배분, 리스크 분석 등을 할 수 있다.


스펙이 제대로 작성되지 않는 프로젝트에서 프로젝트 관리자는 별로 할 일이 없다. 일정을 제대로 예측하기도 어렵고, 리스크 파악도 어렵다. 적정한 리소스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 프로젝트가 진행이 되도 정확하게 진척률을 파악할 수가 없다. 그래서 1년짜리 프로젝트가 8개월쯤 지나도 정확하게 1년 안에 프로젝트가 종료될지 예측이 안된다. 그러면 프로젝트 관리자는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서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그저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서는 단계별로 진행을 하여 짧은 주기로 여러 차례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도 주기만 짧을 뿐이지 짧은 주기에 해당하는 스펙을 적절히 작성하는 것도 똑같이 필요하다.

개발팀은 스펙을 통해서 개발팀이 개발해야 할 제품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스펙을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다면 개발팀은 정확하게 무엇을 개발해야 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기획자나 분석 아키텍트에게 너무 많은 것을 수시로 물어봐야 해서 시간을 매우 낭비해야 한다. 개발자가 임의대로 생각해서 기능을 구현하게 되면 기획의 의도와는 완전히 다르게 되기도 한다. 개발자에게 주어진 너무 높은 자유도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부실하게 만들기도 한다. 개발자에게 자유도는 필요하지만 소프트웨어 전체 아키텍처는 분석, 설계 시에 정해져서 개발자에게는 한정된 자유도만 주어야 한다. 그래야 기획 시 의도된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개발될 수 있다.


(프로젝트에서 SRS의 위치)


테스트팀은 스펙을 통해서 테스트 계획 및 테스트 케이스를 작성할 수 있다.


보통은 스펙 작성 후에 개발자들이 구현을 하는 동안 테스트팀은 테스트 준비를 한다. 테스트 계획을 세우고 테스트 설계를 해야 한다. 하지만 스펙이 없거나 부실하다면 테스트팀은 테스트 준비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소프트웨어가 개발된 후에 소프트웨어를 보면서 테스트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 방법으로는 테스트 일정도 예측할 수 없고 부실한 테스트를 할 수 밖에 없다. 소프트웨어 품질이 나빠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기술문서팀은 스펙을 통해서 매뉴얼과 도움말을 작성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스펙이 완성된 후에는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기술문서팀은 소프트웨어를 동작시켜 보지도 않고 매뉴얼을 미리 작성한다. 단지 화면 캡쳐만 소프트웨어 개발 후 추가할 뿐이다. 이뿐만 아니다. 고객지원 부서는 고객 지원에 필요한 준비를 해 놓고 교육팀은 교육 준비를 한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스펙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수행해야 하는데 바쁘다고 스펙 없이 개발을 하는 것은 개발자 중심의 사고방식이며 프로젝트가 효율적으로 진행되지도 않는다.

외주 업체는 스펙을 통해서 외주 업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SRS를 기준으로 계약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소프트웨어 프로젝트가 스펙도 없이 진행이 된다. 대략의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계약하고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 고객이 수시로 요구사항을 무리하게 바꿔도 하소연하기 어렵다. 또한,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진행을 하므로 요구사항만으로는 프로젝트의 규모를 제대로 산정하기 어렵다. 그래서 계약 시는 성공적인 계약으로 생각되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손해를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우리나라도 스펙을 기준으로 계약을 하는 관행이 자리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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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10일 월요일

이우소프트에는 이것이 있다 vs. 없다


개발자 캐리어 보장이 있다.

  • 개발자가 원하면 영원히 개발자로서의 경력을 보장해준다.
  • 개발자에게 나이가 많다고 관리를 강요하거나 권유하지 않고 본인의 적성과 역량에 따라서 진로를 결정하면 된다.

남녀 차별이 없다.

  • 남여에 따른 역할,대우의 차이가 전혀 없다.
  • 100% 역량에 따른 차이 밖에 없다.
  • 결혼, 육아에 따른 차별이 없다.

아키텍트가 있다.

  • SW아키텍트가 있고 스펙, 설계와 기술적인 이슈 해결을 담당한다. 코딩도 한다.
  • 무조건 고참이라고 아키텍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 아키텍트가 되기 위한 까다로운 자격을 충족해야 한다.
  • 아키텍트는 사원부터 수석 연구원까지 있다.
  • 여자 아키텍트도 있다.

관리만 하는 개발팀장이 없다.

  • 개발팀장이 있기는 한데 휴가 결재가 하는 일의 대부분이다.
  • 개발팀장은 Technical leader로서 개발만 잘하면 된다.

전문가가 있다.

  • 자신의 일에 전문가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 하지만 전문가라면 의견이 존중되는 수평적인 조직이다.
  • 비전문가가 감놔라 대추놔라 하지 못한다.

영어 이름이 있다.

  • 모든 직원이 서로 영어 이름을 부르고 한국 이름은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 팀장님과 같은 직책으로 부르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 수평적인 생각을 정착하기 위해서 영어 이름을 사용하며 모두 동일한 존칭을 사용한다.

직급에 따른 서열이 없다.

  • 개발자들은 직급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 역량에 맞게 일을 분배하고 개발을 할 뿐이다.
  • 아키텍트가 따로 있고 PM이 일을 분배할 뿐이다.

잔디밭이 있다.

  • 8층 사무실 문을 열고 나가면 하늘 정원의 잔디밭이다.  
  • 잔디밭에 누워서 햇볕을 쐬면서 머리를 식히자.

운동 시설이 있다.

  • 체육관, GX, 웨이트 트레이닝, 골프 등의 시설이 직원들에게 제공된다.
  • 건강관리를 위해서 꾸준히 운동을 할 것을 권장하며 여러 종목의 코치를 채용하여 운동을 지도하고 있다. 물론, 자기 계발과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한다.


파티션이 없다.

  • 파티션이 전혀 없이 책상들끼리 붙이 있다. 
  • 모든 직원이 한눈에 보인다.

어린이집이 있다.

  • 직원에게는 무료로 제공되는 어린이집이 있다.
  • 출생 6개월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보육을 할 수 있다.
  • 자녀와 같이 출퇴근을 할 수 있다.



회의록이 있다.

  • 모든 회의가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이 된다.
  • 회의록은 거의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모든 직원에게 공유된다.
  •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도 언제든지 모든 회의록을 볼 수 있다.
  • 그리고 결정된 사항은 모두 철저히 추적 관리가 된다.

코리안 타임이 없다.

  • 회의시간이 1초도 늦는 직원은 없다.
  • 1초라도 늦은 직원은 회의 참석자 전원에게 커피를 사야하고 2번째 늦을 때는 전직원에게 피자를 사야 한다.
  • 커피는 얻어 먹었지만 아직 피자는 못얻어 먹었다. 언제 피자를 먹을 수 있을지 기다리고 있다.

전문 PM이 있다.

  • 전문PM이 합리적으로 일정,리스크 등 프로젝트 관리를 한다.
  •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
  • 그렇게 해서 최단 시간에 프로젝트를 끝내고 있다.

일정 강요가 없다.

  • 경영진이 말도 안되는 일정을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 1,2일 단위로 개발자가 산정하며 개발자가 예측한 일정을 다른 사람이 무시하지 않는다.
  • 그래도 일정이 부족하면 PM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일정 단축 전술을 구사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일정을 연기한다.
  • 필요 시 일정은 구현 시작 전에 연기하므로 비즈니스 부서에서는 일정을 조율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몰입이 있다.

  • 하루 8시간 업무에 완전히 몰입해야 한다.

야근이 없다.

  • 강요된 야근이 없다.
  • 일정을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몰입해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야근이 필요 없다.
  • 가끔 스스로 선택해서 야근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강요는 없고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다.
  • 강요된 야근은 장기적으로 SW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기업 문화를 퇴보 시킨다.
  • PM이 야근 카드를 꺼내는 경우는 정말 피치 못할 때이고 단기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스펙이 있다.

  •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는 항상 스펙을 작성한다.
  • 큰 프로젝트는 SRS를 작성하고 작은 프로젝트나 프로토타입 개발 시에는 One-pager를 작성하다.
  • SRS가 완료되면 모든 Stakeholder의 대표들이 서명을 한다.
  • 프로젝트 계획은 스펙을 기초로 합리적으로 수립한다.
  • 스펙은 변경되면 문서를 업데이트해서 최신 버전을 유지한다.

일정이 지연되는 프로젝트가 없다.

  • 지연되는 프로젝트가 하나도 없다.
  • 합리적인 일정 수립과 철저한 프로젝트 관리를 통해서 일정은 무조건 지킨다.
  • 일정은 협력사와의 약속이므로 목숨처럼 지킨다.
  • 출시 일정은 SRS가 끝날 때 확정한다.

60세 개발자가 있다.

  • 나이는 개발자인지를 결정하는데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보고서가 없다.

  • 개발자에게 보고서 강요가 없다. 주간보고도 없다.
  • 개발자는 개발만 하면 된다.
  • 문서는 개발문서만 쓰면 된다.

재택근무가 있다.

  • 회사에서 자격을 부여한 개발자는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다.
  • 가끔 회사에 나와서 회의를 하고 커뮤니케이션은 거의 이슈관리시스템을 이용한다.

서울에도 스마트워크 센터가 있다.

  • 본사에 동탄에 있는만큼 서울 북부 거주자 등 지역적인 어려움이 있는 직원들은 서울에 있는 스마트워크 센터에서 일할 수 있다.


E-mail이 없다.

  •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이슈관리시스템을 이용한다.
  • E-mail은 주로 외부인과만 주고 받는다.
  • 내부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기록이 되고 공유가 되며 추적이 된다.

개발자에게는 가장 빠른 PC가 있다.

  •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개발자에게 가장 빠른 PC를 지급한다.
  • 빠른 CPU와 SSD를 장착하여 빌드 속도를 2배 빠르게 한다.
  • 그만큼 개발자는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정시 퇴근해라.

피어 리뷰가 있다.

  • 개발자가 작성하는 코드 대부분을 리뷰한다. 리뷰를 통해서 버그를 찾고 공유, 학습을 한다.
  • 더 중요한 것은 스펙, 설계 리뷰다.
  • 개발자는 자신의 업무시간의 20%는 동료를 위한 리뷰에 사용해야 한다.
  • 시니어 개발자는 20% 이상을 리뷰에 할애한다.

마시고 죽자는 회식이 없다.

  • 원치 않는 음주 회식에 참여해서 끌려 다닐 필요가 없다.


즉석 라면이 있다.

  • 회사 식당에서 제공하는 아침 메뉴 중에는 즉석 라면이 있다.
  • 요리사가 별도로 맛을 낸 해장 라면을 즉석에서 끓여주고 충무김밥이 제공된다.

꼭 지켜야 하는 문화가 있다.

  • 공유, 협업, 커뮤니케이션이 꼭 지켜야 하는 문화다.
  • 공유와 협업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같이 일을 할 수 없다.




2015년 6월 26일 금요일

123.456이 무엇으로 보이는가? (10)

123.456 숫자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은 123에 소수점을 찍은 후 0.456이 추가된 것으로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독일사람에게 123.456을 보여주면 뭐라고 생각할까? 독일에서 ‘.’은 천단위 구분자다. 그래서 123.456은 123456과 같은 숫자다. 만약에 123.456톤 원자재를 주문하면 어떻게 될까? 원래 의도보다 1000배많은 물량을 주문한 결과가 된다. 이런 것이 처리가 안된 소프트웨어를 과연 독일에 팔 수 있을까?

그럼 독일이 이런 것을 알았으니 독일에 맞춰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고 하면 매번 새로운 나라가 나올 때마다 조사하고 연구해서 지원을 해줘야 한다. 그런 식으로는 끝이 없다. 나라별로 소숫점과 천단위 구분자는 천차만별이다. 게다가 아랍은 아라비아 숫자가 아닌 별도의 숫자를 사용하고 있고, 중국과 일본은 과거 천이 아닌 만단위 구분자를 사용했었다. 

Application 개발자가 매번 숫자를 출력할 때마다 이런 고민을 할 수는 없다. 국제화 라이브러리를 만드는 개발자가 이를 고민해야 하고 Application 개발자는 숫자를 출력하기 위해서 마음대로 개발을 하면 안되고 꼭 국제화 라이브러리를 사용해야 한다. 국제화 라이브러리 개발자는 내용은 나중에 채우더라도 Application 개발자가 쓸 수 있는 함수 정의를 먼저 제공해야 한다. 처음에는 한국의 숫자 형식으로 출력이 되겠지만 국제화 라이브러리 개발자가 로케일별 숫자 형식을 지원하는 라이브러리를 완성하면 숫자가 로케일별로 다른 형식으로 출력되게 된다. 


(소수점 사용 지도)

그럼 나라별로 어떤 형식의 숫자를 사용하는지 먼저 좀 알아야 한다. 또한 자신이 개발하고 있는 OS와 사용하고 있는 개발툴, 프레임워크가 어떤 국제화 함수들을 지원하는지도 잘 알아야 한다. 먼저 나라별 숫자 형식을 살펴보자.

1,234,567.89와 같은 숫자를 쓰는 나라는 한국,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 영국, 호주 등이 있다. 물론 소프트웨어 내에서는 국가가 아니고 로케일로 지정을 해야 한다.

이와 반대로 1.234.567,89 형식의 숫자를 쓰는 나라는 독일, 그리스, 덴마크,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이 있다. 네덜란드는 통화표시 때는 이 형식을 사용한다. 인도네시아는 과거 네덜란드의 식민지여서 이 숫자 형식을 쓰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나라들의 국제화 표준은 식민지 역사와 관련이 있는 것이 씁쓸하다.

특이하게 스위스에서는 1'234'567.89 형식으로 숫자를 사용한다. 

1 234 567,89와 같이 천단위 구분자로 띄어쓰기를 하고 소수점으로 콤마를 쓰는 나라로는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비 통화표시) 등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١٬٢٣٤٬٥٦٧٫٨٩와 같이 표기한다. 천단위 구분자도 다르고 소수점도 다르다. 아리비아숫자도 쓰지만 아랍어의 숫자도 쓴다. 아랍권도 로케일마다 숫자표기가 다르다. 천단위 구분자는 뒤집힌 콤마인데 폰트 때문인지 제대로 안나온다. 특이한 점은 아랍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지만 숫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쓴다는 점이다.

아라비아숫자는 최초에 인도에서 만들어졌다는데 대다수 역사가들이 동의를 하다. 하지만 인도숫자가 아니고 아라비아숫자라는 명칭을 얻게 된 이유는 인도에서 만들어졌지만 이슬람세계를 거쳐 점점 변형이 되면서 유럽으로 전파가 되었기 때문에 유럽 사람들은 아랍에서 온 숫자로생각했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숫자 표기 형식이 더 있다. 하지만 개발자가 이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는 없다.  이렇게 다양하다는 것 정도와 나중에 버그가 보고 될 때 버그를 고치기 위해서 필요한 정도만 알면 된다.

우리나라 및 한자권의 나라들은 숫자가 만 단위로 되어 있어서 만단위구분자를 찍는것이 읽기는 더 편하다. 하지만 숫자표기 표준화에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천단위 구분자를 사용하는데 불편하다. 또한 관습적으로 백단위와 천단위 구분자를 섞어서 쓰는 나라도 있지만 지금은 거의 천단위 구분자를 사용하는 것으로 통일되고 있다.

숫자를 위한 국제화 라이브러리를 설계할 때는 다음 순서를 따르면 된다.

첫째, 지원 범위를 결정한다.
얼마나 많은 로케일을 지원해야 하나? 현재는? 미래에는?
지원할 숫자의 종류는? 정수? 실수? 숫자의 길이는?
천단위 구분자를 지원할 것인가?
출력만 지원할 것인가? 입력, 출력 모두를 지원할 것인가? 입출력별 지원할 숫자 형식은?
Application 종류마다 지원 범위가 다르므로 미래 요구사항까지 고려하여 스펙을 정해야 한다.

둘째, 함수 프로토타입을 정의한다.
함수가 정의되어야 국제화 라이브러리가 완성되지 않아도 Application 개발자가 사용할 수 있으므로 프로젝트 초기에 정해야 하며 나중에 바뀌지 않도록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보통 정수를 문자열로, 문자열을 정수로 바꿔주는 함수와 실수를 문자열로, 문자열을 실수로 변환하는 함수를 정의한다. 천단위 구분자를 옵션으로 주기도 하고 로케일에 영향을 받지 않는 옵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셋째, 함수 내부를 구현한다.
숫자 함수는 보통 L10n 라이브러리를 로케일별로 각각 개발하지 않고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국제화 함수들을 사용한다. 그만큼 숫자는 일반적인 국제화 항목이라서 대부분의 시스템에서 제공한다. C언어를 사용한다면 atof(), atoi(), atoll(), strtod(), strtol(), printf(), sprintf() 등의 함수가 로케일을 바꿔주면 로케일에 따라서 다르게 동작한다. 물론 각 함수들은 와이드캐릭터(wchar_t) 버전이 따로 있으니 사용하는 문자의 데이터형에 따라서 알맞은 함수를 사용해야 한다. printf() 함수의 국제화 버전을 사용하려면 libintl라이브러리를 포함해야 한다.위 함수들이 로케일에 따라 다르게 동작하게 하려면 setlocale(LC_NUMERIC, "ko_KR")과 같이 숫자형식의 로케일을 바꿔줘야 한다. LC_ALL을 이용해서 모든 카테고리를 다 바꿔도 동작한다.

그 외에 어떤 개발언어, 라이브러리,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냐에 따라서 숫자함수들의 사용법이 다르니 환경에 알맞게 구현을 해야 한다. 
자세한 시스템 국제화 숫자 관련 함수의 사용법은 환경에 따라서 매우 다양하여 이 글에서 다 소개하기는 어렵다. 추가로 궁금한 것은 스스로 조사를 하던가 필자에게 직접 문의를 하는 것이 좋겠다. 
입력함수는 출력함수와는 다르게 엄격하지 않게 구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천단위 구분자를 포함해서 입력하는 함수라도 천단위 구분자가 입력되지 않은 경우에도 처리를 하는 등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이다.

추가로 35%, 10mm 등 뒤에 단위가 붙은 숫자들도 국제화 함수로 미리 정의를 해 놓는 것이 좋다. 이또한 나라별로 국가별로 어떤 표기법으로 바꿔야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숫자를 나라별, 로케일별로 제대로 표현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국제화의 시작이다.

이 글은 네이버 포스트에 게재한  입니다.

2014년 7월 17일 목요일

개발 경쟁력과 실속없는 화려한 보고서

몇 년 전 A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A사가 그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경영진에게 보고하기 위해서 직원들이 보고서를 만들 때였다. 그런데 직원들 보고서가 최소 1주일 전에 완성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진이 보고서를 매우 까다롭게 보기 때문에 보고서의 품질이 완벽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은 1주일 동안 진행되는 일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경영진이 까다롭게 보는 보고서의 품질은 보고의 내용이 아니었다. 문서의 외형적인 모습이었던 것이다. 물론 내용도 중요하게 보겠지만 직원들이 특히 신경을 썼던 부분은 문서의 형식이었다. 

일단 보고서가 화려해야 하고 폰트, 정렬, 이미지, 도표 등 한눈에 딱 봐도 멋지게 보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문서의 외형적인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 여러 명의 고급 인력이 허비하는 1주일이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동안 경영진의 눈을 만족 시키기 위해서 지불하는 비용 치고는 참 비싸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A사는 느린 전략 결정과 시대 흐름에 뒤쳐져서 현재 어려운 길을 걷고 있다. 

이에 비해서 내가 만난 G사는 사뭇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 

G사는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다. 여기서는 좋은게 좋은게 아니다. 내부 보고 문건이 너무 화려하고 깔끔하게 작성되면 여지없이 질책이 쏟아진다. 간단한 보고를 파워포인트로 만드는 것도 용납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은 이메일 본문에 보고 내용을 간단 명료하게 작성하고 이메일로 검토 및 승인도 받는다. 

전화로 승인을 받기도 한다. 파일을 만들어도 텍스트 파일이나 워드로 핵심만 적어서 간단하게 만든다. 종이나 칠판에 작성한 내용을 사진찍어서 보고를 하기도 한다. 회의시간에 칠판에 그린 그림을 다시 문서로 만드는데 드는 시간을 아까워하는 것이다. 가끔 신입사원이 이런 문화를 모르고 예쁜 문서를 만들기도 하지만 여지없이 질책을 당하기 때문에 금방 적응한다. 

물론 외부로 나가는 문서는 형식도 신경을 쓰지만 내부 문서는 내용에 충실하고 외형을 꾸미는데는 10원도 투자를 하지 않는다. G사는 빠르고 능동적인 결정이 장점이며 시장 점유율을 점점 확대해 나가고 있다. 

나는 소프트웨어 개발 시 스펙을 작성할 때 화려한 문서는 지향하지 않는다. 대부분은 MS-워드로 작성하지만 간단한 프로젝트는 노트패드로 작성한다. 요즘은 간단한 스펙은 에버노트로 바로 작성해서 동료와 공유하기도 한다. 

MS-워드로 작성할 때도 칠판에 그린 다이어그램을 사진 찍어서 첨부하기도 한다. 특별한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고 가장 효율적으로 작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시간을 최대한 절약하려고 한다. 규칙은 단순하다. “어떻게 하면 작성된 스펙을 가지고 개발자들이 구현을 할 수 있는가”만 생각하면 된다. 

반면 S사는 스펙, 설계의 규칙이 매우 엄격하다. 템플릿(Template)도 다양하고 UML의 여러 다이어그램을 모두 작성해야 한다. 그 이유는 UML의 표준 표기법을 잘 지켜야 서로 의사 소통이 정확하게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굳이 개발하는데 불필요한 문서와 다이어그램도 작성해야 하고 비효율적인 방법인지 뻔히 아닌 문서도 형식에 맞춰서 적어야 한다. 그렇게 해도 S사에서도 소프트웨어가 잘 개발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문제는 매우 많고 그럴 수록 더 많은 문서와 엄격한 규칙이 추가되곤 한다. 

많은 회사들이 비단 화려한 문서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화려한 시스템과 툴에도 많이 현혹된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비싸고 화려한 툴이 잘 팔리는 것을 보면 화려한 문서와 보고서를 요구하는 문화와 관계가 있을 것이다. 

소프트웨어를 가장 효율적으로 잘 개발하려면 실용주의를 추구해야 한다. 겉치레는 버리고 내용에 충실해야 한다. 경영자들이 보고서 내용보다 먼저 형식을 보고 지적한다면 직원들에게 겉치레를 중요시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담당자들이 여러 경영진을 앉혀 놓고 브리핑하듯이 보고를 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이런 권위적인 보고 자리에서는 당연히 경영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얘기로 채워지고 내용도 예쁘게 포장이 된다. 보고를 한 이상 보고를 받은 사람도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런 보고 자리에서는 결과에 대해서 보고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틀에 박힌 보고 방법은 탈피해야 한다. 이런 보고서를 만드느라고 시간 낭비를 해서는 안된다. 이런 브리핑은 보고서를 따로 작성하지 않아도 시스템을 통해서 경영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게으른 경영자를 위한 브리핑을 제외하고 나면 보고의 자리는 대폭 줄어든다. 

효율적인 보고는 진짜 중요한 내용을 경영진 또는 의사결정자에게 직접 빠르게 얘기하고 결정해야 한다. 내용은 메일이나 시스템으로 먼저 공유하고 얼굴을 보고는 핵심을 빠르게 전달하고 의논하면 된다. 굳이 회의실도 필요 없다. 정보는 이미 공유를 했으므로 최종 의논은 걸어가면서 할 수도 있고 전화로도 가능하다. 시간과 장소는 구애 받지 않는다. 

직원들은 어차피 경영진이 요구하는 보고 방식을 따를 수 밖에 없다. 매 보고 시마다 의자에 앉아서 직원들의 브리핑을 듣고 싶으면 직원들은 몇 배의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직원들이 어떻게 일했고 일하고 있는지 궁금한 것은 시스템을 통해서 모니터링을 해야 하며 직원들과는 진짜 중요한 얘기를 하자.

이글은 ZDNet Kore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2014년 2월 6일 목요일

자신의 코드에 발목 잡힌 개발자들

필자는 국내외 다양한 소프트웨어 회사에 다니는 여러 개발자를 만날 기회가 자주 있고 각 회사의 개발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 중에서 3가지를 소개할까 한다. 우리나라 개발자들이 다양한 일을 하지 못하고 하던 일만 계속하게 되는 현상에 관한 것으로,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사례이지 싶다.
 
국내 A사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만 100명이 넘는 업계 1위 중견기업이다. 이 회사 개발자들은 철저히 자신의 소스코드가 있어서 몇 개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서로 공동으로 개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프로젝트도 거의 혼자서 담당하며 한 사람이 여러 프로젝트를 맡는 경우도 있다. 

이러다 보니 다른 사람의 소스코드를 볼 일이 거의 없다. 소스코드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간 정보 교류도 매우 적다. 이슈관리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공유 문화도 매우 취약한 회사다. 

그래서 개발자가 한 명만 아파서 못나와도 프로젝트에 큰 타격이 생기며 다른 개발자가 도와주기도 쉽지 않다. 개발 일이 한쪽으로 몰려도 어차피 소스코드별로 개발자가 정해져 있어 놀고 있는 개발자가 있어도 도와주지 못한다. 

부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신입 개발자가 입사해 제대로 일하려면 수개월 정도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한다. 기존의 소스코드를 익히고 기반 지식을 공부하는데 수개월이 걸린다. 개발자가 퇴사할 때마다 개발팀은 큰 곤욕을 치르지만 경영진은 개발자를 아끼지 않는 것 같다는 하소연을 한다. 잦은 릴리즈와 고객 밀착형 유지보수 서비스로 개발자들은 이미 지쳐있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속된말로 '몸빵'이라고 한다. 개발사가 개발을 주도를 하지 못하고 고객에 끌려 다니면서 그때 그때 대응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계획으로 개발을 하지 못하고 격무를 피하기 어렵다. 아키텍처도 깔끔하게 유지하기 쉽지 않다. 

한편으로는 '컴포넌트 오너'라고 하는 현상인데 컴포넌트(Component)별로 주인이 정해져 있어서 다른 사람은 못 건드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A사만의 얘기가 아니다. 국내 많은 개발자들이 자신이 작성한 소스코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한 분야에서 계속 땅굴을 파 내려가 경험의 폭이 좁아지고 고급 개발자로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한쪽 분야의 숙련공이 될 수 있어도 고급 개발자가 되기는 쉽지 않다. 

국내 B사는 개발자만 수백명에 달하는 누구나 아는 회사다. B사는 이미 이런 문제를 겪었고 이를 타개하고자 개발자풀 제도를 시도했다. 과거에는 개발자를 팀별로 나눠서 팀내에서 주어진 일을 했는데 개발자 풀 제도를 통해 비효율적인 인력운영을 효율적인 체계로 바꾸고자 했다.

팀구분 없이 개발자를 한군데 모아 놓고 프로젝트 관리자가 프로젝트마다 필요한 개발자를 선별해서 개발을 진행하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개발자는 다시 개발자풀로 돌아가는 방식이다. 잘 활용하면 팀의 구분 없이 최적의 개발자를 투입할 수 있고 한쪽 프로젝트에 일이 쏠려도 개발자들이 도와주기 용이하다. 개발자들은 회사의 여러 프로젝트에 투입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식을 공유하게 된다. 

취지는 좋으나 철저한 준비과정 없이 조직만 그렇게 바꿔 놓으니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각자 전문분야가 다르니 다른 개발자를 투입해서는 일이 안됐고 결국 해당 일을 하던 개발자를 투입해야 했다. 매트릭스 조직이라 프로젝트 관리자와는 별도로 팀장이 따로 있으니 프로젝트에 특정 개발자가 필요해도 팀에서 개발자를 내놓지 않으면 프로젝트는 진행하기가 어려웠다. 

사람을 아무리 많이 투입해도 원래 개발자의 직접적인 도움 없이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없었다. 계속되는 혼란을 한참 겪은 B사는 결국 개발자 풀 제도를 포기하고 말았다. 

조직이나 프로세스만 바꿔서 역량을 향상하거나 효율적인 개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경영진이 이해하지 못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미국 F사의 경우는 개발자가 수천명에 달하는 글로벌회사다. 개발자가 새로 입사를 하면 오리엔테이션 기간에 실제 서비스가 되고 있는 시스템 버그를 고쳐야 한다. 입사 첫날부터 개발에 직접 투입되는 것이다. 신규 입사자 중에는 해당 개발언어로 개발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버그를 고치는데 문제가 없다. 어차피 경험한 개발언어를 보고 개발자를 뽑은 것이 아니고 기초가 튼튼하고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개발자들을 채용했기 때문이다. 멘토가 있기는 하지만 옆에 끼고 계속 가르쳐 주는 것은 아니다. 

F사 신규 입사자에게는 소스코드가 저장된 SVN(Subversion) 주소와 버그관리시스템인 Bugzilla 주소를 통해  처리할 버그가 할당된다.  아무도 버그를 고치는 방법과 알아야 할 지식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하지만 시스템 스펙과 설계문서에 접근할 수 있고, Bugzilla를 통해서 기존 개발자에게 도움도 받을 수 있다. 

신규 입사자는 소스코드를 분석해 버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소스코드의 각 라인 별로 언제 누가 수정을 한 코드인줄 즉시 알 수 있고 소스코드를 수정할 당시의 관련된 이슈도 확인이 가능하다.

이후 신규 입사자는 SVN에 고친 소스코드를 등록하기 전에 코드리뷰시스템에 등록을 해서 리뷰를 받아야 한다. 간단한 버그 수정은 아무 문제 없이 코드리뷰를 통과하겠지만 몇몇 이슈는 온라인으로 진행된 코드리뷰의 도움을 받아 수정하기도 한다.

이렇게 버그를 고치거나 작은 기능을 구현하는 일은 신규 개발자들이 처리한다. 실력을 인정 받으면 점점 어려운 일을 할당 받는다. 고참 개발자들은 어려운 일이나 스펙과 설계 작업을 주로 진행한다. 개발자는 언제든지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물론 자신이 관심 있는 프로젝트에 지원할 수도 있다. 많은 개발자가 퇴사해도 서비스에 별 문제가 없고 대부분 즐겁게 일한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구멍가게를 할 것이 아니라면 컴포넌트 오너식 개발은 금방 한계에 다다른다. 혼자서 시작하는 스타트업도 F사처럼 개발을 하는 것이 더 빠르고 효율적이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도 공유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혼자 개발해도 적절한 공유와 문서화를 했을 때 개발이 더 빠른 이유다. 어찌 보면 한 우물을 파는 것이 전문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 같지만 다양한 경험 없이 한 우물만 파내려가면 우물 속 개구리가 되고 말 것이다. 

소프트웨어 회사 개발팀의 꽃은 아키텍트다. 개발자들이 다같이 각자의 우물을 파내려 가는 환경에서는 뛰어난 아키텍트가 나오기 어렵다. 뛰어난 아키텍트가 없는 회사의 미래는 뻔하다. 2층짜리 집은 근근히 만들 수 있어도 100층짜리 빌딩을 어찌 아키텍트 없이 만들 수 있을까? 

그래서 국내 1등은 가능해도 딱 거기까지가 한계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식의 개발 환경에서는 개발자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야근을 반복해야 하며 고참이 되도 계속 과거의 코드에 발목을 잡혀서 앞으로 나아가기가 어렵다. 

고참이 더 바쁜 회사는 이런 함정에 빠진 경우다. 이직을 하면 고리가 끊어지지만 새로운 회사에서 똑 같은 일이 반복된다. 

이를 해결하는 기가 막힌 한가지 묘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공유문화를 비롯해서 성숙된 개발문화가 정착되면 자연스럽게 해결 된다. 개발문화를 소홀히 생각하고 프로세스만 강화해서는 절대로 F사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 이것이 다같이 성숙한 개발문화에 정착에 힘을 써야 하는 이유다. 

2013년 12월 20일 금요일

SW 산업의 부실한 계약문화(개발문화 시리즈9)

이번 개발문화 이야기는 '계약 문화'다. 

나는 개발자지만 여러 차례 계약의 경험이 있다. 특히 한국, 일본, 미국의 계약 문화를 두루 경험해봤다. 회사 설립 관련된 계약도 해보고 프로젝트 계약도 많이 해봤다. 그러면서 나라별로 계약 문화에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찌 보면 계약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일상의 약속, 구두 계약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진다. 

한국에서는 선비정신과 의리문화 영향인지 몰라도 돈에 관해서 직접적으로 말하기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말이 있듯 서로 좋은 얘기만 하려고 한다. 계약 조건에 대해서 꼼꼼하게 점검하고 따지면 너무 깐깐하다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의 개발문화는 좀 달랐다. 나도 처음에는 이질감을 많이 느꼈다. 개인적으로 친한 관계라 하더라도 계약을 할 때는 냉정할 정도로 철저했다. 어색할 정도로 금액에 대한 얘기도 까다롭고 꼼꼼했다. 잘못될 경우에 대한 얘기도 철저히 언급을 해서 친분에 금이 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경험한 미국인과의 계약이 그랬던 것이지 전체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그런 철저한 계약은 일이 잘되든 잘못되든 문제의 소지가 별로 없었고 인간관계도 해치지 않았다. 한국에서 약속이나 계약이 틀어지면 인간관계까지 깨지는 경험을 해봤는데 그와는 사뭇 달랐다. 

그 뒤로도 한국에서 계약을 여러 번 했지만 한국 문화를 거스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나름대로 정확하게 하고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의 계약 문화가 계약 자체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사회 전체적인 여러 관습들의 복합체라서 혼자서 바꾸기는 어렵다. 칼럼에서 이를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기가 막힌 방법을 제시해 줄 것으로 생각하면 기대가 너무 큰 것 같다. 그래도 문제의 인식이 문제 해결의 출발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같이 생각해보자. 

첫째, 계약 전에 일 시작하기 
계약을 하기도 전에 일을 시작하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계약 절차가 복잡해서 늦어진다고 핑계를 대기도 하고 담당자가 미리 꼼꼼하게 챙기지 않아서 늦어지기도 한다. 그래도 빨리빨리 문화는 여전해서 일단 일을 먼저 시작하자고 한다. 

가끔은 일부러 계약을 늦추기도 한다. 어차피 계약은 될 것이라고 하지만 계약이 늦어지면 불리한 쪽은 외주사이고 나중에는 계약 조건을 꼼꼼히 따지기도 어려워진다. 계약금도 제때 받지 못하기도 하고 프로젝트가 아예 취소되기도 한다. 지급을 늦출수록 이자만큼 이익이기 때문에 일부러 늦추는 회사도 있지만 신뢰관계의 손실과 이자만큼의 이익중 어느 것이 진짜 회사에 이익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현상은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들에서도 벌어진다. 의리로 애매하게 시작해서 회사가 잘되면 서로 생각이 달라져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때 보통 손해를 보는 쪽은 개발자들이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화장실 들어가기 전에 확실히 정해야 한다. 

둘째, 범위를 정하기 않고 계약하기 

얼마 전 미국의 한 개발자가 자신의 일을 외국 개발자에게 적은 금액에 외주를 주고 자신은 취미생활을 한 사례가 화제가 되었다.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가능할까?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 하려면 내부 개발이라도 스펙이 명확하고 투명하게 개발이 되어야 한다. 

이런 에피소드를 그냥 우습게만 생각할 것은 아니다. 한명의 개발자도 외주를 제대로 줄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수백억짜리 프로젝트가 스펙도 제대로 정하지 않고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일정과 금액이 이미 정해진 상태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스펙을 정하게 되면 초기 예상보다 범위와 비용이 훨씬 늘기도 한다. 1천억원짜리 프로젝트에 3천억원이 투입되었다는 한 SI회사의 하소연을 들은 적도 있다. 
과거에 같이 일했었던 실리콘밸리의 개발자에게 들은 얘기다. 과거에 국내 대기업의 외주 프로젝트를 진행한적이 있는데 스펙도 없이 대충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자신이 스펙을 자세히 적어서 보여줬다고 한다. 그런데 담당자는 스펙을 보지도 않고 진행과정에서 공유를 해도 관심을 갖고 확인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소프트웨어 완성 후에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기능변경을 계속 요청했다고 한다. 어이가 없어서 그뒤로 한국과는 프로젝트를 안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이지만 미국인에게는 납득이 안되는 상황이다.

이것은 이미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라서 스펙을 정하는 프로젝트와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나눠서 발주하는 '분할발주'를 추진하고 있다. 분명히 필요한 제도지만 이것이 법률화 된다고 하더라도 공공분야에 국한된 것이고 스펙을 제대로 정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 잘 정착될지는 미지수다. 

고객이 전문성이 떨어지고 의무를 다하지 않고 우월적인 지위를 남용하는 문화가 팽배해서는 법률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셋째, 모호하게 계약하기 
수많은 중소기업과 외주 개발사를 괴롭히는 문제다. 계약서에 제대로 된 스펙을 포함하지 않고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이런 현상은 내부개발을 할 때도 발생한다. 하지만 내부개발 시에는 서로 얘기를 하면서 조정해 나가고 점진적으로 개발을 잘 해내기도 한다.

하지만 외주 프로젝트는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면 내부 개발보다 문제가 몇 배 더 커진다. 모호한 스펙은 서로 다르게 생각하게 하고 개발한 결과가 예상과 다르면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스펙을 대충 정하고 개발을 시작한 후 발주사가 원하는대로 언제든지 기능 변경을 요구하면서 개발하는 방식도 이와 비슷하다. 발주사는 아무 때나 기능 변경을 강요하고 외주사는 어쩔 수 없이 들어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 

원래는 계약을 한 줄만 바꿔도 재계약을 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프로젝트 완료 후 검수조건이 모호한 것도 마찬가지다. 명확한 조건에 의해서 검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담당자 개인 취향에 맞지 않으면 검수에 실패하기도 한다. 

모호한 스펙은 여러가지 패턴이 있지만 보통 유저인터페이스나 기능 보다 기능이 아닌 요구사항에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비기능은 일반적으로 자세히 언급하지 않기 때문에 누락되기 쉽고 문제가 되면 시스템을 다 버리고 다시 만들어야 할 정도로 큰 이슈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비기능 요구사항에는 성능, 보안성, 안정성, 가용성, 이식성, 유지보수성, 확장성, 표준, 제약사항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고 프로젝트마다 중요한 부분이 다르다. 

표현방법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을 지원한다, 효율적이어야 한다, 편리해야 한다 등과 같이 측정이 불가능한 문구들은 언제든 문제가 된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문구들은 없어야 한다. 스펙을 명확하게 적는 주제는 너무 방대해서 여기서 다 설명하기는 어렵다. 

넷째, 계약은 서류일뿐 

이런 환경이라면 수많은 프로젝트가 소송에 휩쓸리고 일을 할 수 없어야 한다. 물론 분쟁에 휩싸여서 문닫은 회사도 많지만 모든 문제가 소송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프로젝트 결과에 대해서 발주사와 외주사가 서로 다르게 생각하거나 계약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도 소송대신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기도 한다. 

접대로 풀기도 하고 인간관계를 이용해서 해결하기도 한다. 프로젝트의 실패가 발주사 담당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유야무야 성공한 프로젝트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이러다보니 계약에 문제가 있어도 나중에 풀면 된다는 생각으로 계약을 대충 진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화적인 문제들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소프트웨어 개발 문화뿐만 아니라 역량 향상에도 문제가 된다. 수많은 중소기업과 외주사를 괴롭히는 요인이다. 이런 문화를 빠르게 개선하는 뾰족한 방법은 없는 것 같다. 

법적인 뒷받침도 필요하고 다 같이 문화를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같이 공멸하느냐 토양을 개선해서 같이 상생하느냐의 중요한 문제다. 자칫 하소연으로만 들릴 수도 있지만 이런 불합리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 노력에 조금이라고 힘이 보태지기를 바란다.

이글은 ZDNet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2013년 2월 11일 월요일

인해전술이 오히려 프로젝트를 망친다.

일정이 촉박하다고 프로젝트를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프로젝트 초기부터 대거 인력을 투입하면 오히려 프로젝트를 망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프로젝트 초기에 분석/설계 단계에는 그렇게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

많은 인력을 분석도 안된 프로젝트에 투입을 하면 놀 수 없는 개발자들이 인터페이스도 정의가 안된 모듈이나 라이브러리를 만들기 시작한다. 이것들 중 대부분은 나중에 다시 만들어야 하고, 이것들을 버리기 아까워서 어떻게든 활용하려고 버티다보면 소프트웨어의 아키텍처가 점점 이상하게 된다.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단계는 구현단계이며 핵심 구현 인력들이 분석/설계 단계에 리뷰어로 참석할 수는 있다.  일정이 촉박하면 분석/설계를 최대한 빨리 끝내고 할일의 범위와 아키텍처를 명확히 한 후에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필요한 라이브러리를 개발하지 말고 상용라이브러리를 구매하는 것도 일정을 단축하는데 도움이 된다.

가장 안좋은 방법이 프로젝트 초기에 시장통처럼 개발자를 잔뜩 투입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잘 모르는 경영자들이 이런 실수를 종종 하곤 한다.

우리 주변에서 1년짜리 프로젝트인데 10명의 개발자가 투입되면 10명이 12달동안 계속 같이 일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렇게 일정 투입 계획이나 현황만 보아도 개발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10명의 개발자가 투입되는 프로젝트도 초기 2,3개월 또는 3,4개월동안은 분석/설계를 담당하는 1,2명만 필요하다. 이 프로젝트에서 분석/설계를 담당한 엔지니어는 많은 개발자가 투입되는 구현기간에 같이 구현에 참여할 수도 있고 다른 프로젝트에서 또다시 분석이나 설계를 담당할 수 있다.

이렇게 인력이 효율적으로 순환이 되면 훨씬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 많은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인해전술로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방법은 해당 프로젝트를 망치는 방법일 뿐만아니라 회사 전체적으로 효율적인 인력운영을 할 수 없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