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소프트웨어 국제화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려고 한다.
오래 전부터 소프트웨어 세계에는 국경이 없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수십 나라에서 개발된 다국적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앱을 하나 개발해서 앱스토어에 올리면 바로 다음날부터 전세계 수십, 수백 나라에서 즉시 사용된다.
이제 소프트웨어 국제화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이다. 소프트웨어 국제화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십 수년의 공부와 경험이 필요하지만 최소한의 기본 지식은 갖추도록 하자.
기본적으로 영어권 개발자들이 만든 소프트웨어는 국제화에 대해서 별로 신경을 안 써도 큰 문제 없이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도 영어만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많이 써왔던가? 비단 메시지만 영어로 나오는 것뿐만 아니라 날짜 표기, 이름 표기 등도 우리 문화와는 다르지만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물론 한국어 폰트가 깨지는 등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많지만 개발자들은 이런 것은 신경도 안 쓰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소수 사용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 영어권 개발자들이 만든 소프트웨어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기본적으로 우리 문화에 맞춰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영어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거부감을 갖게 된다. 그만큼 우리나라 개발자들이 만든 소프트웨어가 전세계로 확산되기는 쉽지 않다. 그러다 보면 전세계 1% 시장이라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시장만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들게 된다.
100배 큰 시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국제화를 잘 알아야 한다.
일단 용어부터 알아보자.
첫 번째 용어는 국제화, 영어로는 Internationalization이다. 이 용어는 1985년에 Apple에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오랫동안 이렇게 긴 영어 단어로 사용되다가 유니코드 컨소시엄에서 i18n이라는 줄임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사실 정확하게 누가 먼저 사용했는지는 알기 어렵다. "인터네셔널라이제이션"이라는 긴 단어를 발음하다보면 혀가 꼬이기 일쑤다. 그래서 i와 n 사이에 18글자의 알파벳이 있다는 의미로 i18n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i18n은 소프트웨어를 여러 나라 언어와 문화를 지원하기 쉬운 구조로 만드는 것이다. 국제화가 잘된 소프트웨어는 쉽게 여러 나라 언어를 지원할 수 있다. i를 소문자로 쓰는 이유는 대문자로 쓸 경우 L의 소문자와 헷갈리기 때문이다.
두 번째 용어는 지역화, 영어로는 Localization이다. 이 또한 줄여서 L10n이라고 한다. L를 흔히 대문자로 쓰는 이유도 역시 헷갈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L10n은 소프트웨어를 특정 지역의 언어와 문화를 지원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중국어나 일본어를 지원하는 것이다.
전세계 개발자와 회사들은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소프트웨어 국제화와 지역화에 대해서 연구를 해왔고 그 결과 1991년 유니코드가 탄생을 하였고 수많은 표준이 제정되었다. 그 지식과 정보는 너무나 방대해서 어느 개발자도 모두 알기는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 이 중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알아야 할 필수적인 내용을 연재하겠다.
이 글인 네이버포스트에 게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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